기사입력 2006.11.03 05:52 / 기사수정 2006.11.03 05:52
지난 31일, 유럽의 축구 전문 사이트인 '트라이얼 풋볼'이 토토넘이 위건에서 활약하고 있는 왼쪽 풀백인 레이턴 베이스를 영입하려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고, 이탈리아에서는 로마가 여전히 이영표를 원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할 경우 풍부해질 자금력으로 영입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언론들은 일제히 이영표와 관련한 소식들을 보도하며, 사실상 이영표가 마틴 욜 감독의 머릿속에서 제외 되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방출될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영표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주)지쎈측은 한 간에 나돌고 있는 이적을 준비중인 대리인은 없고, 로마 측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며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적설의 진실은 오리무중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영표가 토트넘과 마틴 욜 감독의 의중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토트넘에 남을 필요 없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3승 3무 4패를 기록하며 승점 12점으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경쟁하던 강인함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틴 욜 감독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공격수 미도를 AS 로마로부터 공수해 왔지만, 좀처럼 가라앉은 공격진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에 기록하고 있는 6득점은 프리미어리그 승격팀인 셰필드 유나이티드(4득점)에 이은 리그 공동 18위다. 이렇게 토트넘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체적인 팀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맨체스터로 이적한 마이클 캐릭의 공백을 매우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고, 이영표와 다비즈가 활약했던 왼쪽 측면 라인이 부실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팀이 휘청거릴 정도의 커다란 전력 이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빠진 구멍을 제대로 매우지 못해, 심봉다나 미도 같은 좋은 선수들이 보강되었음에도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수-에코토가 버티고 있는 왼쪽 측면 윙백의 자리는 아쉬움이 크다. 그 자리가 원래 이영표의 것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백을 가져다주는 아수-에코토의 경기력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며 무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아수-에코토지만, 다소 부족한 대인 마크 능력과 예측 수비 능력 그리고 공격으로 전환시 시의 적절한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왼쪽을 늘 외롭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량적인 측면에서 밀리는 이영표가 리그에서 전혀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고, 이제 아수-에코토를 뒷받침 할 새로운 윙백마저 보강한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마당에 정확한 혜안을 가지지 못한 마틴 욜 감독과 토트넘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지난여름 로마행을 거부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실력'으로 난관을 돌파하려 했었지만, 최소한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토트넘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인다. 마틴 욜 감독과 토트넘 측에서는 지나 이적 거부에 대한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지만 상황이 여기까지 진행된 걸 보니, 이영표의 주전 제외는 기량에 의한 경쟁에서 밀렸다기보다는 일종의 '괘씸죄'가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게 한다. 그리고 이영표에게 주어진 그 '괘씸죄'는 쉽게 용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토트넘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는 또 다른 이유다.
로마행, 나쁠 것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로마가 아직도 이영표를 원하고 있다면,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세리에로 이적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지난번 어떤 이유로 로마행을 포기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것이 또다시 이적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것이 자녀의 교육 문제건 생활 여건 때문이건, 아니면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종교적인 이유에서건 말이다. 당장 전성기를 이어가야 할 본인이 경기에 뛸 수 있고 없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 로마는 세리에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유벤투스와 AC 밀란 피오렌티나가 승부 조작 파동으로 강등 및 마이너스 승점으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희망이 부풀려져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06/07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거의 확정적인 만큼, 부수적인 효과도 많이 갖고 있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16강부터 당장 출전할 수도 있다. 자신의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 번 더 잡는 셈이다. 물론, 이영표의 세리에 행이 걱정스러운 점은 몇 가지 있다. 세리에는 탄탄한 수비 축구로 유명한 리그다. 개인적인 선수들의 수비 역량도 뛰어나지만, 조직적인 수비 전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리그다. 더군다나 이영표가 포백의 일원으로 팀에서 활약하게 될 경우, 개인 수비 전술 외에 지역 방어 형태의 수비 전술에 다소 약한 이영표에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점점 관중이 감소하며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리그의 가치도 조금 아쉽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측면보다 이영표 개인으로 봤을 때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당장 주전으로 경기를 거르지 않으며 뛸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과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길 또한 다음 시즌까지 높게 열려 있다. 그리고 리그 우승에 대한 가능성 또한 갖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리그에 대한 도전과 체험은 본인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에도 적지 않은 양분이 될 것이다. 물론, 이영표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잉글랜드 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면 더 좋다. 하지만, 로마행도 나쁘진 않다. 지난번에는 개인적인 이유로 이적을 고사했지만, 다시 기회가 오면 개인적인 이유보다 더 큰 미래와 장점들을 생각해 결정을 미루어선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대우를 받으며 토트넘의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은 한국 축구와 우리 팬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영표는 분명 세계 정상급 윙백이다. 그리고 최소한 몇 년 동안은 그 기량을 펼치며 선전할 수 있다. 아직 이적에 관한 진실과 이영표의 속내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시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말고 새로운 길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벤치에 앉아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이영표의 모습은 이영표 본인에게나 축구팬들에게나 너무나도 낯설고 안타까운 모습이니까 말이다. '당신의 꿈을 이뤄드립니다' 스포츠기자 사관학교 '엑스포츠뉴스'에서 여러분의 톡톡 튀는 기사 & 사진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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