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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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메시에 홀려 이과인을 놓치다

기사입력 2010.06.17 22:45 / 기사수정 2010.06.17 22:5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르헨티나엔 역시 메시만 있는 게 아니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1-4로 무너졌다. 그리스를 잡으며 기분 좋게 시작한 허정무호는 아르헨티나에게 예상 밖의 대패를 당하며 16강 진출이 가시밭길로 변했다.

경기 전부터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어떻게 상대할지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던 가운데 정작 허정무호가 놓친 것은 최전방 공격수 이과인이었다. 특히 최근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이과인에게 당한 거라 우리로썬 더욱 뼈아팠다.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투-톱을 구성한 이과인은 경기 전부터 많은 부담이 있었다. 올 시즌 라 리가 득점 2위에 걸맞지 않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던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 12일 나이지리아와의 첫경기도 선발 출장했던 이과인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후반 32분 디에고 밀리토(인터 밀란)와 교체됐고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준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항상 보여주던 큰 경기에 약하단 이미지와 결부돼 이과인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대한민국전에 이과인을 선발 출장시키며 믿음을 줬고 이과인은 이에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으로 보답하며 대승을 견인했다.

이과인은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33분, 니콜라스 부르디소(AS 로마)의 헤딩 패스를 받아 헤딩으로 연결하며 첫 골을 기록했다.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으면서 대한민국의 최종 수비수와 같은 선상에서 움직인 이과인의 위치 선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첫 골에서 볼 수 있 듯 이날 이과인이 잘한 모습은 득점이 필요한 위치에 항상 있었단 점이다. 아무리 메시가 헤집고 다녔다 하더라도 득점이 필요한 장소에 이과인이 없었다면 1-1로 끝났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보여준 이과인의 골 냄새를 맡는 위치 선정은 최고였다. 특히 대한민국이 상승세를 타며 아르헨티나를 압박하던 후반 중반 보여준 이과인의 골 냄새 맡는 위치 선정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반 31분, 메시의 돌파가 정성룡 골키퍼에 막혔지만 홀로 골문 앞에 있던 이과인은 골을 기록할 수 있었고 후반 35분, 세르히오 아게로(AT 마드리드)부터 시작된 역습에서도 수비 뒤로 돌아나가며 해트트릭에 성공한 모습은 마라도나가 필요해하던 '해결사' 이과인 그 자체였다.

부진하다는 그간의 비난을 덜고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과인. 축구를 늦게 시작한 만큼 경기를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이는 23살의 스트라이커 이과인의 존재는 어쩌면 메시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카드였다.

이 날, 이과인은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사진=해트트릭을 기록한 이과인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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