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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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가뭄' 월드컵, 우승후보 스페인도 예외 없었다

기사입력 2010.06.17 08:30 / 기사수정 2010.06.17 18:32

유성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성현 기자] 우세했던 경기력에 찬스도 많았지만, 끝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월드컵 우승 1순위라 불리는 '무적함대' 스페인도 여지없이 월드컵 득점난에 몸살을 겪었다.

스페인은 지난 16일(한국시각) 밤 11시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7분 겔손 페르난데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경기는 22대 6의 슈팅 숫자만큼이나 압도적인 스페인의 우세였다. 스페인은 전반 초반부터 특유의 체계적인 패스 플레이로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우며 시종일관 스위스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적지 않은 득점 찬스에도 마지막 '마무리' 만큼은 정확하지 못했다. 최전방의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등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우고도 결정적인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빗겨가거나 상대팀 디에고 베나글리오 골키퍼의 손에 안겼다.

후반 초반 스위스에게 의외의 실점을 당한 스페인은 곧바로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끝내 스위스의 탄탄한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하면서 주심의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던 스페인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혀왔다. 때문에 화려한 선수 구성만큼이나 화끈한 공격력을 기대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스페인은 '무득점 수모'를 겪으며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받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강팀들의 득점난은 비단 스페인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4골을 기록한 독일이나 2골로 체면치레한 브라질을 제외하면,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 유력 우승 후보군으로 꼽히는 팀의 득점은 1골 이하로 득점력이 시원스레 터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대회의 전체적인 득점 숫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각 팀당 한 경기 씩을 치러낸 현재, 조별리그 1차전 총 18경기에서 기록된 득점은 25골. 경기당 1.56골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의 2.52골이나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2.3골에 한참이나 부족한 기록이다. 역대 가장 적은 골이 나왔던 1990 이탈리아 월드컵의 2.21골에도 역시 미치지 못한다.

지금까지 한 경기에서 3득점 이상의 다득점이 기록된 경기는 독일 대 미국전과 브라질 대 북한전 단 두 번. 이른바 '펠레 스코어'라 불리는 흥미로운 경기는 아예 전무한 수준이다. 비록 대회 초반이지만 이정도면 월드컵 사상 유래 없는 '골 가뭄'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득점력 저하의 이유로는 최근 화젯거리인 응원도구 '부부젤라'의 소음이 공격수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도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영향은 공인구 '자블라니'의 적응력으로 꼽힌다.

정확한 슈팅에 강점을 보이는 스페인 선수들도 좀처럼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지난 여러 경기에서도 탄성이 뛰어나 섬세한 컨트롤이 어려운 자블라니의 특성은 어느새 이번 월드컵에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대회 첫 이변이라 꼽힐만한 스페인의 패배를 끝으로 각각 한 경기씩을 치러낸 32개국. 점차 현지 상황과 자블라니에 적응하며 남은 기간 본래의 득점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된 부적응으로 또 다른 이변의 주인공이 탄생할 것인지 앞으로의 일정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유성현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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