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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군단 NEW 포백, 메이저 첫 무대 '합격점'

기사입력 2010.06.14 23:10 / 기사수정 2010.06.17 18:2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새롭게 구성된 네덜란드의 포백 수비진이 무난한 메이저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14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예선 첫 경기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2-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인 네덜란드는 로빈 판 페르시(26, 아스널), 아리엔 로벤(26, 바이에른 뮌헨), 디르크 카위트(29, 리버풀), 웨슬리 스네이더(26, 인테르), 라파엘 판 더 파르트(27, 레알 마드리드)등 그 화려함 만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자랑한다.

그러나 수비에서만큼은 다른 견해가 많았다. 네덜란드가 공수 밸런스보다는 공격 지향적인 팀으로 여겨지며, 강팀이지만 우승하기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는 공격에 비해 약한 수비 때문이었다.

유로 2008 당시 '죽음의 조'에서 네덜란드가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초토화하며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할 때도 네덜란드의 유일한 약점은 '수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렌지 군단의 포백 수비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2010 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 8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았음에도, 상대의 빈공 덕분이라며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르다. 월드컵을 앞두고 급성장세를 보인 그레고리 판 더 빌(22,아약스)이 주전으로 합류했고, 그 덕분에 스피드가 부족하고 노쇠화가 뚜렷한 안드레 오이에르(35,PSV 에인트호벤) 대신 요리스 마테이센(30, 함부르크)이 중앙 수비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지오 판 브롱크호스트(35,페예노르트)-마테이센-욘 헤이팅하(26,에버턴)-판 더 빌의 포백 라인이 완성되었다.

판 브롱크호스트가 전성기에 비하면 내림세가 있으나 여전히 단단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고, 에버턴 이적 후 부활에 성공한 헤이팅하는 2년 사이에 포백 수비의 리더로서 성장했다. 마테이센은 종종 실수를 저지르는 약점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준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적임자가 없던 오른쪽 수비수를 신예 반 더 빌이 꿰차며 단단한 포백 라인 형성이 이뤄졌다.

이날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둔 채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로 나선 덴마크에 네덜란드는 쉽사리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오히려 덴마크의 역습 한방에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의 포백 라인은 몇몇 장면에서 수비 뒷공간을 내주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비로 응수했다.

그러던 중 후반, 엉뚱한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네덜란드의 크로스를 덴마크 수비수 시몬 폴센(아이크마르)이 헤딩으로 걷어내던 것이 다니엘 아게르(25, 리버풀)의 등을 맞고 자책골로 이어진 것.

이후 덴마크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물론 네덜란드의 막강한 공격진을 생각한다면 덴마크가 섣불리 공격적인 전술을 취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의 포백 라인이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주며 덴마크는 전반과는 달리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패배를 맛봐야 했다.

특히 판 더 빌은 수비뿐 아니라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의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는 데도 한몫했다. 그 결과 10.221km를 뛰면서 네덜란드에서 가운데 가장 많은 활동량을 자랑했다.

이렇게 견고한 수비에 공격진도 골로 화답을 했다.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스네이더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엘리에로 엘리아(23, 함부르크)가 골키퍼 1:1 상황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이를 달려들던 카윗이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쐐기골을 넣은 것.

이후 네덜란드는 단 한 차례도 상대에게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 안정된 경기 운영 끝에 난적 덴마크와의 경기를 2-0 승리로 마쳤고, 새로운 포백 수비도 무난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네덜란드의 새로운 포백은 아직 강팀을 상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16강 이후 네덜란드의 성적표는 아마도 새로운 포백 수비진이 우승후보급을 상대로 얼마만큼의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덴마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네덜란드 (C) 피파 홈페이지 캡처]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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