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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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다가, 쫄꼬, 그래서 느리고 무디진 대표팀

기사입력 2006.10.13 02:51 / 기사수정 2006.10.13 02:51

이우람 기자

    - [경기관전평]공격 예리함 더 날카롭게 해야 

[엑스포츠뉴스 = 이우람 기자] 어제 (11일) 경기의 씁쓸함은 우리가 너무 시리아를 얕본 탓이 컸다. 우리 대표팀은 상대를 얕보고 대량득점을 기대해 미드필더를 깊숙이 올렸다. 그러나 상대의 얄미운 대응에 오히려 실점을 자초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기분이 영 찜찜한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동점 골을 넣고 좋아하는 시리아 벤치  
ⓒ 강창우 
 
시리아가 참 잘했다. 파예드 이브라힘 감독이 이끄는 시리아는 3-4-3전형으로 나섰고, 전체적인 팀 균형을 수비에 치중하면서 유사시 5-4-1의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했다. 그러나 전방과 측면에는 빠른 공격진을 배치, 한 방의 '카운트 공격'을 노렸는데, 그게 주효했다.

어제 경기에서는 전반 실점 이후 시리아의 대응에 경기를 전체적으로 너무 힘들게 풀어갔다. (베어벡 감독은 이 충격에서 선수들이 벗어나는 데 20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에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했고, 실점 후 바로 공세적으로 나오는 시리아 공격진을 우리 수비수들이 막아내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수비를 보지 않는 두 명의 센터백은 대표팀 미드필더가 전체적으로 공격에 치중해 올라가 버리자, 대인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때 소속팀에서 수비수로 뛰지 않는 한계가 드러났다. 수비진에서 지역방어가 아닌 갑작스럽게 대안 방어로 바뀌자 단순한 스피드를 앞세워 최전방을 노리는 공격에 효과적인 저지를 하지 못했다.

실점 이후 대표팀 선수들은 조바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경기는 20개의 슈팅을 날렸어도 그 과정이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 사이에 생긴 괴리로 이미 무너진 팀 밸런스와 전체적으로 정적이었던 선수들의 움직임 때문에 템포가 없었다. 
 
▲ 시리아는 왜소한 대만과 달리 공중 경합에서 밀리지 않았다.  
ⓒ 강창우 

거기에 시리아는 우리가 팀 밸런스를 추스를만한 여유를 용납하지 않았다. 시리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해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두드려졌다. 이에 당황한 대표팀은 시리아의 역습에 눌려 경기를 너무 안정적으로, 확실한 플레이만 하다 보니 템포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느린 템포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거리를 좁혀 주지 못했고, 측면에서 크로스 하려고 보면 이미 중앙에서는 많은 시리아 수비진이 벽을 만들고 서서 공간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 후반 43분 통한의 기회를 날릴 조재진의 슛, '이것만 들어갔더라도'  
ⓒ 강창우
 
물론 측면에만 치중해도 팀 전체적인 활발한 움직임으로 템포가 살아나 줄 수 있다. 이때 공간만 잘 침투해주면 중앙 공격도 훨씬 효과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리아전에서는 그 점이 미흡했다. 경기에서 최성국, 설기현과 이영표 간의 2대 1 패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게 거의 없었다.

베어벡 감독도 중앙 공격 전개가 이토록 단조로워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느려진 경기 운영과 함께 공격도 무뎠다. 이럴수록 상대 수비진을 끌어올릴 중거리 슈팅이 필요했지만, 중거리 슛을 장착한 김두현은 컨디션 난조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최성국과 조재진 사이에 효과적인 침투패스가 필요했지만, 대표팀은 정말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고집했다. 앞으로 대표팀은 공격의 예리함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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