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12 12:32 / 기사수정 2010.06.12 12:32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다.
선발-중간계투-마무리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최소 득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야 공격 찬스에서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로 비유하자면, 투수력은 견고한 성(城)에 비유할 수 있다. 이는 오는 7월 23일 개막되는 제24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국제야구연맹 주관)도 마찬가지다.
야구가 투수놀음임을 증명하듯, 20명의 대표팀 엔트리 중 투수가 무려 7명이 선발됐다. 여기에 야수들 중에서도 투수를 할 수 있는 선수들까지 포함한다면, 모두 10명의 선수가 마운드에 설 수 있다.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국제대회에서 마운드의 높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전 열린 23회 대회에서도 대표팀 에이스 성영훈(두산 베어스)이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이들의 뒤에서 안방을 책임져 주는 포수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불과 두 명이었던 포수 엔트리가 올해에는 세 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높아진 대표팀 마운드를 더욱 견고히 하려는 최재호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2010 청소년 대표팀 마운드는 우리가 책임진다
그렇다면, 이번 2010 청소년 대표팀에는 어떠한 투수들이 선발되었을까.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좌완 정통파 : 유창식(광주일고), 이현호(제물포고)
우완 정통파 : 최현진(충암고), 임찬규(휘문고), 윤영삼(장충고)
사이드 암 : 심창민(경남고), 이태양(청주고)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좌완 정통파 듀오, 유창식과 이현호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중/후반대에서 형성되는 이 둘은 이번 2010 전면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예상될 만큼, 이미 고교야구 수준을 넘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특히, 이 둘이 국내 잔류를 선언하기 전까지 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영입 대상이기도 했다.
올 시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충암고 최현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현진 역시 빠른 볼이 145~6km에서 형성될 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그동안 김진영-한승혁(이상 덕수고) 듀오로 인하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현진 역시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상위권 투수로 분류할 정도다.
대통령배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리는 덕수고를 제치고 모교를 우승으로 이끈 휘문고 임찬규, 장충고 에이스이자 주장인 윤영삼의 큰 장점은 연투 능력이다. 팀의 중심다운 면모를 자랑한다. 또한, 웬만해서는 연타를 맞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 충암고 최현진(좌)과 장충고 윤영삼(우)은 모두 서울지역 고교 야구부를 대표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사이드 암 투수로 2010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심창민과 이태양은 오히려 위의 다섯 명의 투수들에 비해 크게 쓰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외국 선수들이 가장 낯설게 여기는 투수 유형이 바로 사이드암/잠수함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대표팀은 박화랑(삼성 라이온스)을 앞세워 대만과의 결승전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둘의 장점은 큰 경기에 강하다는 사실이다. 심창민은 이미 올 시즌 청룡기 대회에서 팀의 4승을 혼자 책임지며 MVP에 선정된 바 있으며, 이태양 역시 2학년이었던 지난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팀을 4강으로 이끈 바 있다. 타격 실력 또한 뛰어나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팀의 4번을 담당하기도 한다.
▲ 지난해 박화랑(삼성 라이온스)이 그러했듯, 대표팀에서 이태양(청주고)이 갖는 비중은 의외로 클 수 있다.
안방마님 3인방 = 서울대표 3인방
대표팀의 안방마님은 서울을 대표하는 포수 3인방이 그대로 선발됐다. 서울고 야구부의 주장이자 공-수를 두루 겸비한 유강남, 충암고 안방을 책임지는 유원선, 신일고 김민욱이 그 주인공. 이들은 팀 내에서 중심타선을 차지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특히, 유강남과 김민욱은 팀에서 4번을 맡고 있다.
장타력과 투수 리드에서 빼어남을 보이는 유강남이 주로 마스크를 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요에 따라 유원선-김민욱이 그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수 엔트리는 지난해 대표팀 엔트리에 오른 김민수(영남대), 정민우(삼성 라이온스) 듀오에 비해서는 다소 처지는 감이 있다. 이는 지난해 빼어남을 자랑했던 포수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활약했던 포수들 중 무려 네 명(동산고 최지만, 화순고 신진호, 개성고 정민우, 부산고 김창혁)의 선수가 프로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이들 중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 3부(야수편)에서 계속 -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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