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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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조금씩 보이는 박주영

기사입력 2006.09.17 13:12 / 기사수정 2006.09.17 13:12

이성필 기자


수비수들을 질질 끌고 다니며 농락하던 박주영, 조금씩 회복 되는 걸까?

16일 인천과 서울의 경기가 벌어진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후반 15분 인천 선수들의 찰거머리 수비와 성질 돋우기로 인해 화가 나 있던 히칼도를 대신해 한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왔다. 그는 다름 아닌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이 들어오면서 서울은 김은중-박주영-두두의 공격진을 구성했다. 이장수 감독은 그에게 ‘공격적으로 나갈 테니 골을 넣어봐라’라고 암묵적인 성원을 보내는 듯 보였다. 그는 특유의 몸놀림으로 김은중-두두의 뒤로 쳐져 공간을 향해 찾아 들어가며 골 찬스를 노렸다.

하지만 슈팅 기회에서도 인천 수비의 압박에 어찌 할 줄 모르며 가로채기를 당하거나 슈팅 기회에서 주저하며 옆으로 돌리는 장면은 그가 절정에 올랐을 때 보여주지 않았던 행동들이었다.

이날 박주영에게 온 찬스는 3번 정도였다. 그 중 두 번은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후반 22분 상대 수비수가 텅 비었던 상태에서 아쉽게 골문 옆으로 지나쳤고 후반 43분에는 골대 중에도 맞추기 어렵다는 모서리를 때린 프리킥이었다.

박주영은 아직까지 자신감이 결여된 듯 보였다. 볼에 대한 투쟁심도 떨어져 수비수 노종건에게 가로채기를 당하거나 밀리면서 볼을 뺏겼고 사이드라인으로 나갈 듯 말 듯한 볼을 나갈 것으로 봤는지 멍하니 보다가 전재호가 살려내 인천이 역습으로 나가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인천이 후반 중반 들어 1골을 지키기 위해 앞 선의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그의 돌파를 막았고 정적인 동작에서의 슈팅을 제외 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득점에 대한 조금함 때문인지 슈팅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한참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나갈 때의 박주영은 수비수를 영리하게 이용해 신체 균형을 무너트리며 돌파하거나 공간을 미리 확보해 내는 것이 예술로 꼽히던 선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떨어진 공격력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고 결정력과 돌파력도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인천 경기에서 미숙하기는 했지만 제자리를 조금씩 찾아가는 듯 보였다. 공간을 찾는 노력이 보였고 다른 주변 공격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연결 동작 또한 나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 종료 후 퇴장하는 그를 이장수 감독은 격려하며 힘을 주었다.

박주영이 조금 더 살아나려면 팀플레이에 녹아 다른 공격수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이날 상대팀의 공격수로 나온 라돈치치는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그러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공간을 만들어주다 보면 자신에게도 분명 살아나면서 골 기회도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어수룩 박주영' 피켓을 들고 있던 자신의 팬클럽 여학생들에게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런지.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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