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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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남아공까지…국가대표 단복의 역사

기사입력 2010.05.31 09:42 / 기사수정 2010.05.31 09:42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한국 축구의 역사를 되짚어보다 보면 검색어에 '외상 단복'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그 내용을 보면 축구 광팬이 아닐지라도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애달픈 사연이 숨어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처음으로 출전하게 된 월드컵이다.

국제 경기 무대에 첫 출전이지만 당시 나라의 재정뿐만 아니라 축구협회의 실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합숙이나 체계적인 프로그램도 없이 오직 해외 원정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고를 빌려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상황에, 월드컵 출전을 위한 선수 단복을 맞추는 것은 그야말로 선수들끼리 '셀프 서비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수적인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여유 돈이 없었던 선수들은 한 양복점에서 통사정 끝에 차후에 갚기로 하고 '외상 양복'을 겨우 맞추게 되었는데 출국 때까지도 양복 값을 지불 못해 마치 빚쟁이 줄행랑치듯 스위스 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굴욕 스토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차여차 단복까지 구한 대표팀은 비행기표 역시 가까스로 구해 1954년 6월 13일 출발, 방콕을 경유해 스위스에 도착했다. 때는 6월 15일 오후 10시.

48시간 넘은 비행에 선수들은 피곤함에 지친 표정과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까지 그야말로 '월드컵 처음 나가보는 촌놈'의 자태 그대로인 것.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바로 우여곡절 단복에 있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은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이슈가 되고 있었고,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는 소식을 들은 보도진들이 대표팀 취재를 위해 몰려들었다.

그 중 한 예리한 기자가 대표팀의 단복을 관찰하며 질문을 던졌다. "당신들 양복팬츠가 왜 그리 짧은가. 그것이 유행인가?" 이 질문을 듣는 순간 선수들은 비로소 자신들의 모습이 어떤 행색인지 인식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상황은 수습할 수 없는 상태.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양복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질이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팬츠 통이 구겨지고 말아 올라가 어떤 선수는 허벅지까지 팬츠가 당겨 올라가 있었을 정도로, 그야말로 정장 처음 입은 촌놈들의 굴욕 패션이 따로 없었다.

이때 한 선수가 대답하길 "우리는 전쟁을 겪은 나라이므로 물자를 절약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로 여겨 모두 팬츠를 짧게 해서 입는다"라고 위트 있게 답변했다는 후문.

이 선수가 누구인지 전해 내려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얼마나 미디어에 대처하는 자세와 패션적인 관점에서의 위트를 지니고 있는 팔방미인 운동선수가 아닌가.

스위스 월드컵에서 0-9, 0-7이란 처참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지만, 그 당시 대표팀에게는 한국 추구 사상 최초의 월드컵 도전, 그리고 외상 양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질 수 있었던 당당한 마인드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타이틀을 남길 수 있었다.

가장 비참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이 시절을 되돌려 보니 이번 월드컵 국가대표에게 다른 어떤 나라의 선수, 현존하는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스타일로 선수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튼실한 단복 한 벌이 왠지 고마워지는 시점이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처음 출전한 스위스 월드컵 이후 57년이 지난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단복은 세련미를 심어주는 단복으로 탈바꿈했다.

허정무호가 입고 출국한 갤럭시의 '프라이드 일레븐 수트(Pride 11 Suit)'는 경기에 참여하는 11명의 선수가 나라를 대표하는 자부심을 갖고 게임에 임해 승리를 쟁취하라는 의미에서 '프라이드 일레븐' 이라고 했다. 활동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스포츠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탈리아 축국 대표팀은 젊으면서도 유니크한 수트를 디자인하는 '돌체 앤 가바나', 영국은 고급스러움을 승부를 겨루는 '아르마니' 등 패션 그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굴지의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단복을 맞춰 입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감각적인 모습의 단복을 입고 등장한 두 나라의 선수들은 화제가 되었고, 그 영향력의 분석에까지 나섰다.

실제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우승을 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돌체 앤 가바나' 수트를 입고 난 이후에 얻게 된 당당한 자신감이 아니었는지 하는 꽤 재미있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

그 이후 각국의 축구 대표팀은 단복 스타일에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은 자국의 대표 디자이너인 '크리스찬 디올'에게 디자인을 부탁했고, 독일은 'strenesse', 일본은 '던힐'에서 단복을 준비했다.

갤럭시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공식 수트를 협찬하기 위해, 선수들의 체형과 함께 클래식 스포츠인 축구의 정신을 되살린 스타일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클래식 신사복의 대명사 갤럭시와 클래식 스포츠인 축구스타들과의 멋진 조우로 완성된 갤럭시의 'Pride 11 suit'는 월드컵 개최지 남아공의 기후를 고려, 최고급 울소재로 특별 제작했다.

특히 운동선수 특유의 신체조건을 훌륭하게 살려주는 맞춤 테일러링과 세련되고 쉬크한 스타일링이 돋보여 그들을 멋진 패셔니스타로 변신시켜 줄 것이다.

또한, 최고급 원단의 그레이 컬러 수트(선수용)로 젊은 취향의 고객을 위해 이번 시즌 새롭게 디자인된 갤럭시의 새로운 실루엣을 적용해 매우 트렌디하고 슬림할 뿐 아니라 여기에 국가대표팀을 위해 착장 시 활동성이 좋으면서도 날렵함을 연출했다.

또한, 함께 코디 되는 타이와 포켓 스퀘어는 대한민국의 태극 마크와 컬러를 응용한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사진=갤럭시 제공]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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