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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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진, 결정력을 높여라

기사입력 2006.09.07 23:30 / 기사수정 2006.09.07 23:30

이성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성필 기자] 

투톱으로 나선 정조국과 조재진이 6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만을 상대로 열린 아시안컵 예선 경기에서 각각 3골과 2골을 기록하며 8-0 대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결정력에서 미세한 차이를 드러냈다. 비슷한 상황에서 정조국은 침착하게 머리와 발을 모두 이용해 골을 넣었다. 반면 조재진은 전매특허인 헤딩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비켜가는 등 아쉬운 장면을 여럿 연출했다. 설기현의 땅볼 패스를 받아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대만은 경기 초반 4-5-1 포메이션으로 수비라인과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히며 밀집수비로 한국팀 공격을 봉쇄하려 했다. 정조국은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골 찬스를 노렸다. 

노력은 전반 5분 송종국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공을 받아 넣은 헤딩골로 이어졌다. 골문 안에 몰려 있던 대만 수비수와 경합하는 상황에서 넣은 골이기에 더 가치 있었다. 정조국은 전반 45분에도 같은 형태로 골을 기록했다. 정조국은 후반 44분에도 미드필드 지역에서 볼을 잡고 수비 사이를 빠져나와 골문으로 빠르게 드리블해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정조국은 대만 수비를 현혹하며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대만 수비수들은 정조국을 앞뒤로 에워싸고 공간을 허용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조재진은 후반 9분에 득점하긴 했지만 여러 번 아쉬움을 남겼다. 대만은 경기 초반 한국팀에 두 골을 내준 후 6-3-1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간이 넓어졌다.

조재진은 이 공간을 활용, 앞선에서 뒤로 빠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거나 측면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기 위해 공간 침투하며 골을 기록하기 위해 애썼다. 정조국이 전방에서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를 보여 주었기 때문에, 뒤로 빠져 자유롭게 움직인 것.

그러나 슈팅한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상대수비를 맞고 방향이 바뀌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후반 44분 앞으로 나온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을 했지만 공은 반대편 골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약체로 평가받는 대만과 경기에서 조재진은 더 확실한 결정력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러나 조재진의 수많은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갔고 헤딩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제자리에서 시도한 조재진의 헤딩은 득점 기회가 왔을 때 상대보다 한 박자 빨리 움직이며 슈팅으로 연결한 정조국과 대조적이었다.

조재진은 본래 공중 장악력이 뛰어나며 헤딩 슈팅도 위력적이다. 베어벡 감독이 조재진을 선발 기용한 것도 헤딩 실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조재진은 헤딩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머리뿐 아니라 발로도 자신의 능력을 확실히 보여줬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동료이자 경쟁자인 정조국은 두 번의 헤딩골 후 후반 44분 골문으로 '드리블' 해 골을 기록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이란과 벌인 경기 후반 말미에도 발생했다. 당시 조재진의 주변엔 수비수가 2명뿐이었지만 조재진은 돌파 대신 중거리 슈팅을 택했다. 하지만, 공은 골키퍼 가슴팍으로 갔다. 조재진의 선택이 아쉬웠던 부분이다.

두 선수의 스타일은 비슷하다. 이번 경기에서 서로 도와주면서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조재진에겐 분명히 아쉬운 경기였다. 

대만을 상대로 적용한 4-4-2 시스템은 다득점을 노린 임시방편이었다. 그렇지만, 베어백호가 4-3-3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원톱 경쟁은 다시 불타오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조재진은 정조국의 활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조국이 전반에 설기현과 호흡을 맞춰 보여준 '설기현-정조국 라인'이나 후반에 보여준 '최성국-정조국 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회를 만들어낸 점 등은 조재진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앞으로 조재진이 골 결정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 많은 축구팬은 J리그에서 발로 넣은 골을 대표팀에서도 보여 달라고 조재진에게 요구하고 있다. 페널티킥이 아니라 필드골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다. [사진=장준희 기자]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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