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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레슬러들, 링을 접수하다.

기사입력 2006.08.21 23:59 / 기사수정 2006.08.21 23:59

김종수 기자


'전설을 포효한다' 타이거 마스크(5)



전편에서는 오오키 긴타로(大木金太郞·김일), 역도산(力道山·Rikidozan), 안토니오 이노키(Antonio Inoki), 후지나미 타츠미(Tatsumi Fujinami) 등 동양 레슬러들과 헐크 호건(HULK HOGAN), 안드레 더 자이언트(Andre the Giant), 압둘라 더 부쳐(Abudullah the Butcher), 스탠 한센(Stan Hansen) 등의 서양 레슬러 등 만화 속 타이거 마스크의 실제 모델이 되는 당시의 현역 레슬러들을 알아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정말 만화다운 캐릭터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하지만 만화이기에 등장했던 가상의 레슬러들을 돌아보기로 한다.

물론 이같은 캐릭터들도 소재의 동기가 되었던 인물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모델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변형되거나 실존의 모습보다는 상상 속의 이미지가 더욱 많이 첨가된 캐릭터들이기에 편의상 환상의 레슬러들이라 칭하기로 해보자.

'타이거 마스크'에 나오는 환상의 가상 레슬러들

우주 가면 SF(Uchu-Kamen SF)

미국 애리조나 주 출신으로 185cm에 112kg의 균형잡힌 몸매를 가지고 있다.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도 더욱 더 만화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데 특히 그가 쓰는 기술을 보노라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같이 우주 공간을 생각하게 하는 곡예적인 공격이 특기로 그 중에서도 링 상공의 라이트로 다리를 걸어 고속 회전을 해 진공 상태를 만들어 타이거 마스크를 질식에 몰아넣은 공격은 너무나 황당무계 해 현실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공식 경기를 포함해 타이거 마스크와 두 번 붙었지만 모두 패하고 만다.
 
흡혈 가면 더 버트(Kyuketsu-Kamen The Bat)

흡혈귀의 컨셉을 모방한 캐릭터들은 당시에 실제로도 존재했다. 특히 브러시라는 레슬러는 상대방의 이마를 물어뜯는 모습에 국내의 한 노인이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일단 비슷하기는 하지만 흡혈귀 스타일의 레슬러가 브러시 외에도 있었다는 점 그리고 브러시와 달리 더 버트 같은 경우는 복면을 했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냥 기존의 흡혈귀 캐릭터에 이것저것 섞어 쓴 악역 레슬러가 아닌가 싶다.

만화속에서 아주 강한 인물로 묘사되는 안토니오 이노키마저도 꺾을 정도로 승승장구를 달렸으나 그 이면에는 역시 악랄한 반칙들이 숨어 있었다. 결국에는 타이거 마스크에게 코브라 트위스트로 참담한 패배를 맞이한다.

미스터 후 1호 2호(Mr. Who No.1 & No.2)

미국 텍사스 출신으로 신장 205cm, 체중 160kg를 자랑하는 쌍둥이 거한이다. 거인들이지만 쌍둥이 답게 호흡이 척척 맞는데 엄청난 체구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양사이드에서 동시에 공격하는 샌드위치 킥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악의 집단인 우주 프로레슬링연맹이 타이거 마스크와 안토니오 이노키 조를 격파하기 위해 보낸 대형 태그팀이다.

헬·호크스(Hell Hawks)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의 태그팀으로 이름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나듯이 머리에 맹조(猛鳥)를 달고 다니는데 위기에 빠졌다 싶으면 새를 날려 상대의 목숨을 위협한다.
이같은 새들의 공격에 대비해 타이거 마스크는 장훈, 왕정치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야구선수로 명성을 떨쳤던 '미스터 자이언츠' 나가시마(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도움을 받아 그가 방망이로 쳐서 날리는 야구공을 피하는 타격 특훈을 신청해 호크스 팀에 대항할 훈련을 쌓게 된다.

드릴 맨(Drill Man)

프로레슬링의 대표적인 타격기술 중 하나가 바로 몸을 띄워 양발로 차는 드롭킥이다. 드릴 맨은 여기에서 한술 더 떠 몸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상대를 강타하는 이른바 드릴 드롭킥을 구사한다.

에지프타스(Egyptus)

얼굴에 복면을 하는 것도 모자라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싼 미이라형 컨셉을 보여준 태그팀이다. 특히 자동차를 찌그러뜨릴 정도로 강력한 박치기를 구사하는데 나중에는 머리쪽에 쇠붙이를 숨겨놓고 있던 것으로 밝혀진다.

독사 가면(Dokuja Kamen)

여자인지 남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묘한 중성적 외모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기분나쁜 분위기를 반영하듯 맹독의 독사를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이 맹독의 독사를 조종해 상대 레슬러들을 차례차례 죽인다. 프로레슬링 판이 아닌 무협소설 속의 등장인물을 보는 듯하다.

?맨

복면을 쓴 것은물론 몸조차 넓은 치수의 옷으로 감싸버린 신비한 분위기의 인도 레슬러다. 가슴 한복판에 '?' 가 써있어서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인물로 직접적으로 상대와 힘을 겨루기보다는 부드러운 몸동작으로 피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기술로 반격을 가하는 테크니션이다.

일방적으로 당하던 타이거 마스크는 절친한 선배인 김일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그를 물리칠 수 있었는데(여기에 관한 에피소드는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겠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다. 프로레슬링이 무조건 체력과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인물.



그 외 인상적인 환상레슬러들

○ 고르고다 크로스- 로프 대신에 철조망이 둘러쌓인 것은 물론 중앙에는 대못으로 메워진 십자가를 갖춘 링을 준비해 타이거즈와 데스 메치를 벌인다. 다소 종교적인 분위기를 초반부에 풍기지만 사실은 사기꾼 근성이 농후한 반칙레슬러였다.

○ 지킬·하이드- 소설속의 이미지 그대로다. 평소에는 평범한 레슬러의 모습을 보이다 자신의 원하는 스타일의 링으로 무대가 옮겨지면 미친 듯이 광분해 온갖 흉기를 휘두르는 악역 중의 악역으로 변한다.

○ 블랙 V - 일명 '인간미사일'이라 불리는데 고무공처럼 탄력있는 육체를 이용해 미사일처럼 날아가 무시무시한 박치기를 작렬한다.

○ 데빌 스파이더- 거미집링 같은 곳에서 홈무대의 이점을 안게 되면 엄청나게 강해진다. 먹이를 노리는 한 마리 거미처럼 끈적끈적하게 상대를 부셔나간다.

(계속…)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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