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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고영민, 역시 두산의 '돌격대장'

기사입력 2010.05.14 09:00 / 기사수정 2010.05.14 09:0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역시 두산 공격의 돌격대장은 이종욱과 고영민이 제격이었다.

두산은 이번 한 주 순위싸움의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주중 3위 삼성과 홈 3연전에 이어 주말에는 선두 SK와 원정 3연전을 갖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과 12일 삼성과 1승을 주고받은 후 13일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 주말 라이벌 SK와의 3연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위닝 시리즈를 하고 문학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었던 두산이었다.

말 못할 속사정

2007시즌 준우승 이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두산의 강점은 역시 '발야구'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이종욱과 고영민이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잇단 부상악령으로 빠른 발을 자랑하지 못했다. 급기야 올 시즌에는 오재원, 민병헌 등이 1,2번에 들어서기도 했으나 김경문 감독의 눈에 썩 들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두산의 공격은 어느새 중심타선이 밥상을 차리고, 하위타선이 해결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 사이 팀 도루는 최하위(24개)로 처졌으며, 두산 특유의 상대 내야수비를 흔드는 주루플레이도 상당수 실종됐다. 사실 올 시즌 두산은 팀 타율 1위(0.293), 팀 홈런 2위(40개)로 보듯 워낙 힘 있는 방망이가 돋보여서 그렇지 테이블 세터의 불안정은 두산 김경문 감독의 말 못할 고민이었다. 결코, 빠른 야구를 포기하고 싶어서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13일 두산 팬들이 부활을 학수고대했던 이종욱과 고영민의 활약이 오랜만에 빛을 발했다. 이종욱은 이날 변함없이 톱 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도루로 오랜만에 '종박'다운 활약을 펼쳤다. 이에 화답하듯 2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 했던 고영민도 5타수 2안타로 밥상 차리기에 충실했다.

올 시즌 이종욱은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수비 때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당한 부상 이후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5경기도 18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조급한 마음이 신체를 지배한 나머지 어깨가 일찍 열리고 임팩트 전에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득점권에서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타율 0.536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주자가 없을 때는 0.152에 그쳤다. 본업인 밥상 차리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랬던 그가 13일 오랜만에 팀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1회 배영수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친 후 4월 20일 잠실 SK전 이후 23일 만에 시즌 7호 도루를 신고했다. 그리고 이성렬의 적시 2루타 때 선취득점을 올렸다. 이어 7회에는 윤성환으로부터 시즌 2호 솔로홈런을 쳐냈다.

두산은 이를 시작으로 7회에만 대거 4점을 뽑아내 승기를 굳혔다. 그는 이어 8회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시즌 9번째 멀티 히트이자 세 번째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는 경기 후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는데 이제 나가면 많은 도루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상 없이 잘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고영민도 오랜만에 '고제트'다운 활약을 펼쳤다. 사실 그는 이미 올 시즌 등 근육통으로 4월 7일 1군에서 말소된 적이 있었고, 복귀 한 이후에도 장딴지 부상으로 주전 2루수와 2번 타자 자리를 후배 오재원에게 넘겨준 경기가 잦았다. 김 감독이 끊임없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며 그의 분발을 촉구했으나 두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

당연히 정상적으로 타격을 한 경기가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의 성적은 타율은 0.190, 2홈런 9타점 2도루였고 그나마 2개의 도루 또한 11일, 1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뒤늦게 신고한 것이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올 시즌 팀에 제대로 공헌한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역시 2번은 고영민이 제격이었다. 첫 타석에 삼진을 당해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기는 했지만 2회 좌중간 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으며 4회에도 팀의 추가 득점 이후 기습번트로 삼성 내야진을 흔들려는 시도를 한 것이 실패를 했지만 역시 그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7회 이종욱의 솔로 홈런 이후 좌전안타를 쳐낸 데 이어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 완전히 삼성 내야진의 진을 빼놓았다. 그의 안타와 주루플레이는 7회 팀 4득점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그는 4월 2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시즌 2번째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2루는 본인의 땅이라는 것을 시위했다.

두산 공격은 역시 이-고가 살아나야

13일 두 선수는 나란히 3안타와 2안타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오랜만에 공헌했다. 그런데 올 시즌 두 선수가 함께 멀티 히트를 기록 한 것이 13일이 처음이었다. 그 정도로 두 선수의 공격력이 올 시즌 초반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두산은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보유한 팀이다. 두 선수는 예전처럼 밥상만 차려주고 발 빠른 플레이로 수비진을 흔들어놓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기동력과 중장거리포가 가미된 두산 최강의 공격력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다른 야수들은 올 시즌 두산의 변화된 팀 컬러에 맞게 중장거리포의 가동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종욱과 고영민만큼은 빠른 야구를 살려야 한다. 그게 두산이 지금보다 더욱 강해지는 길이다.

이종욱과 고영민이 상대의 혼을 빼놓는 '두산 표 빠른 야구' 부활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사진= 이종욱-고영민 (C)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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