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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이승엽과 임창용, 쉽지 않은 '한솥밥'

기사입력 2010.05.12 09:02 / 기사수정 2010.05.12 09:0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지난 11일 일본의 한 언론사에서 야쿠르트가 요미우리 이승엽을 내심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터졌다.

사실과는 별개로 한국인 선수가 3명이나 뛰고 있는 양팀과 관련된 이적 보도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현재 야쿠르트는 충분히 이승엽이 탐 날만 한 입장에 처해있다. 이는 임창용과도 연관된 문제다.

야쿠르트는 정말 이승엽을 원하고 있나 

야쿠르트는 11일 현재 13승 23패 1무로 센트럴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3.57로 2위에 올라있지만 타선이 신통치 않다. 팀 타율이 고작 0.246으로 5위에 머물러있다. 4,5번 타자 제이미 덴토나와 애런 가이엘은 17홈런을 합작하고 있지만 타율은 고작 0.233, 0.202에 그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득점권 타율이 0.256, 0.171이라는 것이다. 두 선수는 전형적인 '공갈포'로서 다카다 시게루 감독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팀의 주축역할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타자들이 부진하면서 야쿠르트는 12일부터 시작되는 인터리그를 앞두고 용병 타자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메이저리그는 한창 시즌 초반이라 마이너리그에 소속된 선수 중 빅리그 콜업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태평양을 건너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대두 된 차선책이 바로 '이승엽 카드'일 가능성이 있다. 야쿠르트가 이승엽을 손에 쥐게 되면 팀 타선의 강화와 함께 팀의 간판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과 2군에 내려가 있는 이혜천까지 묶어 활발한 한국인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사실 이승엽 개인적인 입장으로서도 야쿠르트 행이 나쁘지 않다. 기회보장이 불투명한 요미우리에 비해 야쿠르트에서 붙박이 중심타자로 활약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승엽은 현재 타율 0.202, 5홈런을 기록 중이지만 부상중인 가메이 요시유키가 복귀한다면 1루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게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다카하시 요시노부의 존재도 그의 꾸준한 출장에 계속해서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결국, 본인 하기 나름이지만 야쿠르트로 이적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계약이 종료되는 올 시즌 후 이적, 재계약 등이 걸린 거취문제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요미우리에서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내년 재계약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일본프로야구에서 그의 전체적인 입지 또한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안 보이는 '미스터 제로'   

야쿠르트는 타선 부진과 함께 원투펀치마저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3승 7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한 왼손 에이스 이사카와 마시노리는 개막전부터 승리 없이 6연패를 당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리그 다승왕 타테하마 쇼헤이, 사토 요시노리, 외국인 토니 바넷은 현재 겨우 5승을 합작하고 있다. 중심타선이 부진한데다 선발진이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임창용이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원천 봉쇄되고 있다.

임창용의 최근 세 번의 등판은 4.21-5.1-5.9일이었다. 그나마 지난 9일 주니치 전에서 팀 타선이 오랜만에 터지며 9대 0으로 앞서고 있던 9회 말에 1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 점검의 등판을 했다. 현재 임창용은 6세이브 평균자책점 1.00으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5위다.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없으니까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입장이다.

임창용으로서도 이승엽이 합류한다면 쌍수를 들고 반길 입장이다. 이승엽이 최근의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바탕으로 주전 경쟁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야쿠르트에서 맹타를 터트린다면 그의 세이브 기회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올 시즌을 끝으로 야쿠르트와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타구단의 러브콜과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다.

임창용은 오랜만에 나왔던 지난 9일에도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 그러나 세이브 기회가 없다면 아무리 공이 좋아도 일본 내 모든 팀과 메이저리그 관계자에 어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또한, 삼성시절 절친이자 또 한 명의 한국인 동료가 생기는 즐거움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쉽지 않은 세 남자의 '동거' 

그러나 2군에 내려가 있는 이혜천을 포함해 이들의 '한솥밥'은 실현 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11일 일본 한 언론사의 보도로는 야쿠르트의 확실한 입장인지 단정할 수 없다. 야쿠르트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추측성 기사일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야쿠르트는 이승엽을 트레이드로 영입할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이승엽은 여전히 일본 최고 수준의 몸값(6억엔)을 자랑하는 선수다. 요미우리가 트레이드에 응하려면 야쿠르트가 이승엽의 몸값을 상당수 책임져야 가능한데, 이승엽의 몸값을 떠안으면서 야쿠르트가 거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요미우리도 이승엽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면서 그가 타 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싶을 리가 없다. 요미우리가 연봉의 일부를 부담하면서 그를 내보내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거래 가능하다.

게다가 야쿠르트는 이승엽의 반대급부로 내놓을 만한 트레이드 카드가 사실상 없다. 요미우리는 전 포지션에 걸쳐 즉시 전력감이 아니면 팜 시스템으로 선수를 육성해 기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야쿠르트에서 영입할만한 선수가 없다. 아무리 이승엽이 탐이 난다고 해서 야쿠르트가 팀의 간판선수를 요미우리에 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팬들에게는 행복한 상상이지만, 이승엽-임창용-이혜천이 실제로 야쿠르트에서 한솥밥을 먹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이승엽-임창용-이혜천ⓒ요미우리, 야쿠르트 구단 홈페이지 프로필]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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