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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 듀오, 희망에서 실망으로

기사입력 2010.05.01 07:23 / 기사수정 2010.05.01 07:2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인턴기자] "외국인투수들이 분발 좀 해야겠다"

삼성 선동렬 감독이 뿔 났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10대 4로 승리를 챙겼지만 경기 후 선 감독의 심기는 불편해 보였다. 외국인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의 동반 부진 때문이다. 최근 토종 선발들은 지난달 14일에서 18일까지의 팀 5연패 이후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으나 외국인 듀오 나이트와 크루세타는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이다.

나이트는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8.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3월 28일 대구 LG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하며 승리를 챙긴 이후 깊은 침묵에 빠져있다. 더 심각한 것은 비교적 호투했던 지난달 14일 잠실 LG전 7이닝 4실점 패배를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6이닝 이상 소화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수다운 책임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21일 대구 한화전 이후 선발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그 결과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사실상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수모를 맛봤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4실점하며 구겨진 체면을 회복하지 못했다.

무너진 밸런스

선 감독은 "나이트는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하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국보급 투수 출신다운 예리한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 나이트는 투구 동작 때 내딛는 발을 타자 쪽으로 충분히 가져가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공을 밀어 던지고 있다.

당연히 볼 끝이 무디며, 타자가 치기 좋은 무릎과 가슴 사이로 제구가 형성된다. 타격 기술이 점점 진일보하고 있는 국내 타자들에게는 당연히 치기 좋은 코스다. 올 시즌 그는 27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36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지난 시즌 11경기에서 총 24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6경기 만에 정확하게 24자책점을 돌파했다. WHIP는 지난 시즌 1.32였으나 올 시즌에는 당연히 1.89에 육박하고 있다.

30일 대전 한화전 구원등판에서는 자신의 공에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그의 부진을 놓고 떨어지는 볼을 구사하지 못하는 한계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지금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모두 통하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다. 선 감독은 "자신의 공을 믿고 때로는 한가운데로 던져야 한다"라고 언급했지만 자신감, 밸런스를 모두 잃은 나이트에는 별 무소용이었다.

떨어지는 안정감

이에 비해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크루세타는 좀 낫다. 그러나 도토리 키 재기일 뿐이다. 크루세타는 올 시즌 6경기에서 3승 3패 3.58의 평균자책점과 1.35의 WHIP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4.36의 평균자책점과 1.55의 WHIP보다 좋은 기록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에 비해 주무기인 스플리터에 타자들이 적응한 모습이다. 빠른 볼을 갖고 있지만 몸쪽 직구 승부를 다소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타자를 따돌릴만한 메뉴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타자와 볼 카운트 승부가 긴 편이고 나이트와 마찬가지로 게임당 6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 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3연패를 끊는 승리를 챙겼으나 점수 차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자와의 싸움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6회에 나이트와 교체됐다.

또한, 24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이 가운데 자책점이 무려 13점이다. 거의 안타 2개당 1실점을 한 셈이다. 그는 지난 시즌 게임당 6.25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올 시즌에는 3.67개로 확 줄었다. 그러나 피안타와 피안타 사이에 볼넷이 종종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그에게 사사구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망, 그 이후

삼성 선동렬 감독은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올 시즌을 앞두고 '희망'을 가졌던 두 외국인투수에게 개막 한 달이 지난 현재 분명히 '실망'했다. 이제 두 외국인 투수가 달라질 차례다. 과연 그들이 지난달 30일의 일침을 맛본 이후 언제쯤 선 감독과 삼성 팬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자.

[사진ⓒ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김진성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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