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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리그 우승-디비전1잔류' 한국 아이스하키 전성시대

기사입력 2010.04.28 15:25 / 기사수정 2010.04.28 15:2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중흥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8일, 안양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08-09 시즌에 한국팀 최초로 정규 우승을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일본제지 크레인스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안양 한라는 09-10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 다시 크레인스를 만나 화끈한 복수전을 치렀다.

첫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첫 통합 우승이었다. 그동안 변방으로만 취급받았던 설움을 씻을 수 있었던 값진 우승이었다.

그리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4월 23일 한국 아이스하키는 또 하나의 역사를 이뤄냈다. 슬로베니아 루블라냐에서 열린 '2010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B' 마지막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를 꺾고 대한민국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디비전 1 잔류를 결정지은 것.

항상, 디비전 1과 2사이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던 대표팀이었다. 한 선수는 "디비전 2에서는 넘치는 실력이고, 1에서는 항상 전패하고 다시 디비전 2로 내려와야 하니까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전혀 되지 않는다. 아시아리그를 마치고 쉬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선수들도 있다"며 대표팀 승선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대표팀의 김희우 감독은 지난해 디비전 2 대회를 준비하며 "이번 대회는 다음해 세계 선수권 디비전 1에서 잔류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라며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대학 선수를 배제하고 대표팀을 꾸렸지만, 주전 골리로 낙점됐던 손호성이 갑작스럽게 군 입대가 결정되면서 박성제(연세대)가 유일하게 대학 선수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올림픽 휴식기에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훈련을 계속 이어가며 잔류를 위한 담금질을 멈추지 않았다.

실업팀은 단 두 개, 대학팀도 4개뿐인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현실에서 이번 잔류는 사실상 '기적'과도 같다. 만도 위니아(現 안양 한라)와 현대 오일뱅커스, 동원 드림스 등이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팀과 함께 코리아 리그를 꾸려가던 때도 있었지만, IMF를 맞으며 만도 위니아를 제외한 모든 실업팀이 해체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근간이 흔들렸다.

이후, 안양 한라가 홀로 지키던 실업 하키판에 강원랜드(現, 하이원)가 뛰어들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됐고, 라이벌 의식은 양 팀의 실력을 한층 더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항간에서는 안양 한라의 아시아리그 우승에 대해 '외국인 선수의 활약 때문이다'라고 꼬집기도 했지만, 귀화선수도 없이 순수 한국인으로 이뤄진 대표팀의 이번 잔류로 불충한 시선도 사라지게 됐다.

'변방'이라 불렸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그렇게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1승을 거두고 잔류를 확정지은 대표팀, 아시아리그 우승을 차지한 안양 한라 (C) 디비전 1 그룹B 개최국 슬로베니아 공식 홈페이지, 정재훈 기자]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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