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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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com] 레알 마드리드의 '스네이더르' 딜레마

기사입력 2007.08.22 19:20 / 기사수정 2007.08.22 19:20

김명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사진). 경기를 조율하는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물론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정확하고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특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약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지난 시즌 18골 9어시스트를 기록, 네덜란드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선수다.

어느 클럽이라도 부러워할 만한 스네이더르를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지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절실하게 영입이 필요한 사이드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해 많은 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것은 둘째 치고, 당장 스네이더르를 세울 만한 마땅한 포지션이 없기 때문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스네이더르 : 라울이 벤치로?

일반적으로 경기를 조율하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가담하는 스타일의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메디아푼타)다. 실제로 아약스 시절 스네이더르는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기용됐고, 본인 스스로도 그 포지션에서 뛸 때가 가장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라울 곤살레스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바로 뒤에 위치하는 ‘세컨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맡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또 한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기가 어렵다는 것. 두 포지션의 동선이 겹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 역시도 역할 분담이 어려운 까닭이다.

정리하자면 스네이더르가 만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기용될 경우, 라울의 위치가 애매해지게 된다. 따라서 라울이 벤치로 나갈 가능성도 생기는 것. ‘벤치를 지키는’ 라울의 모습은 라울 본인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 자체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스네이더르 : 수비력은?

그렇다면 스네이더르의 수비형 미드필더, 즉 라울의 뒤를 뒷받침하는 형태는 어떨까. 이 경우는 역시나 전체적인 수비력이 문제로 작용한다. 아약스 시절 아무리 스네이더르가 수비력에서도 호평을 받았더라도, 어디까지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본직으로 삼는 선수의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스네이더르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맡기기에는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 100% 발휘될 수 없다는 아쉬움이다. 스네이더르가 지난 시즌 아약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데에는 역시나 그의 뒤를 뒷받침해준 가브리와 마두로의 존재가 컸다. 다시 말해 수비적인 부담을 지니지 않았다는 말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한 스네이더르가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디아라 혼자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 경우 디아라에게 지나친 수비적인 부담은 물론, 팀 전체적으로 수비 불안만 초래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적인 변화?

혹은 ‘윙 없는’ 전술의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어차피 현 상황에서는 전형적인 윙어는 드렌테 뿐. 호비뉴는 윙포워드성이 더 짙은 선수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AC밀란의 전술처럼 4-3-1-2 포메이션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경우, 스네이더르의 공격 가담시 가고 혹은 구티가 수비적인 역할을 맡음으로써 수비적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위치상 스네이더르의 공격적인 플레이도 어느 정도는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나 라울과의 공존 문제가 걸린다. 더불어 라울이 메디아푼타(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도 문제다.

슈스터 감독, 딜레마 어떻게 풀까

어쩌면 스네이더르의 영입은 너무도 의외의 영입이었는지 모른다. 분명 존재 하나만으로도 큰 무게감을 실어주는 선수가 맞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현 시점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스네이더르가 없더라도 구티, 가고 등 그의 역할을 대신해 줄 만한 선수들이 있는 상황이다.

스네이더르를 교체멤버로 활용하기 위해 343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들여서 영입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스네이더르를 비롯한 선수들과의 공존 문제를 속히 해결해야 한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 보강을 마무리 짓지 못했고, 라 리가 개막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른트 슈스터 신임 감독은 스네이더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까. 과연 슈스터 감독은 ‘스네이더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레알 마드리드를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전망이다.

[사진 (C) = soccerplaza]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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