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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원 GK 김대환, 나는 '운 좋은 사나이'

기사입력 2007.08.22 02:37 / 기사수정 2007.08.22 02:37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No.2 김대환 "나는 운 좋은 사나이"

오랫동안 이운재의 백업 골키퍼로 활약했던 김대환(31, 수원)은 10년 동안 수원의 뒷문을 지켜왔던 문지기다. 1998년 프로 데뷔이래 통산 69경기 출전하여 88실점을 기록했으며 이운재가 상무에 입대한 2000년에는 37경기 출전하여 55실점을 기록했다.

김대환은 이운재의 '2인자'로서 결코 화려하지 않은 시절을 보냈다. 특히 지난해 시즌에는 잔부상에 시달려 박호진에 의해 'No.2' 자리를 내줬지만 올 시즌 박호진이 부상과 슬럼프로 고전하자 다시 'No.2' 자리를 되찾았다. 그는 자신에게 경기 출전 기회가 다가오면 충분히 출전 준비가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든든한 '수원맨'이다.

그는 지난 15일 성남전을 앞두고 기자와의 인터뷰에 적극 응했다.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백업 골키퍼의 심정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자세하게 털어놓았다.

유럽 명문 클럽과의 특별한 인연

김대환은 '이운재의 백업 골키퍼'라는 수식어를 오랫동안 달고 다녔지만 유럽 명문 클럽과의 대결에서는 자유로웠다. 2004년 FC 바르셀로나(스페인) 2005년과 2007년 첼시(잉글랜드) 전에 출전하여 단 1골만 허용하는 눈부신 선방을 과시했다. 수원은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격파했지만 첼시에게 두 차례 0-1로 무릎을 꿇었다.

기자는 3경기에서 2골 내준 것을 잘했다고 치켜세우자 김대환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에요. 1골이었어요."라며 부정했다. "2005년 첼시전때 (이)운재형이 전반전에 실점하다가 제가 후반전에 들어갔어요. 그날 골을 내주지 않았거든요."라고 보충 설명하기도.

물론 김대환은 이운재가 2004년과 2007년 아시안컵 대표팀에 차출되자 유럽 명문 클럽과의 경기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그는 웃으면서 "저는 정말 운이 좋았어요. 그저 운이 좋아서 그랬던 것뿐이죠."라며 유럽 클럽팀과의 깊은(?) 인연을 언급했다.

3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준 요인에 대해 "정말 운 좋게 그런 경기만 들어가면 동료선수들이 잘해서 그런지 골을 잘 안 먹어요. 저도 별로 힘을 잘 안들이고 그냥 제 역할만 잘하면 골이 잘 안 들어가니까 기분이 좋아요."라며 오히려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바르셀로나전에서 무실점 선방했던 2004년은 김대환의 진가가 빛을 발했던 해였다. 10월 3경기에서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여 무실점 선방 펼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후기리그 6위를 마크했던 수원은 김대환의 눈부신 선방을 앞세워 단숨에 1위에 올라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시 그런 기회가 오면 3경기 연속 무실점을 펼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운재형과 (박)호진이도 좋고 저도 좋은 편이에요. 누가 경기에 들어가나 거의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하네요."라고 전했다.

경기 출전, 차범근 감독의 권한일 뿐

김대환은 이운재가 출전하지 않는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쳐 그의 공백을 잊게 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4경기에 출전하여 23실점을 기록할 만큼 출전 횟수는 몰라도 많은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요인에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그저 준비를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에요. 사실상 그 방법밖에 없죠"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언제 경기에 들어갈지 모르니까 항상 준비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감독님이 기회를 줄 수 있는 기반이 되요. 언제나 준비를 하고 있는 것뿐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대환은 경기 출전하는 날보다는 벤치를 지키는 날이 더 많았다. 벤치 멤버로서 불안함과 초조함이 있을법하지만 "불안함이요? 그런 건 못 느꼈어요."라는 놀라운 말을 꺼냈다.

왜 그럴까? "경기 출전은 감독님 권한일 뿐이에요. 팬들이 대환이가 좋다고 해도 막상 경기에 뛸 수 있는 사람은 감독님 권한일 뿐입니다. 제가 그런 기회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서 그저 감사할 뿐이죠."라고 설명했다. "언제나 준비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재형은 어느 정도 능력과 레벨이 되니까 감독님이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죠. 감독님 권한이기 때문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요."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5명의 수원 골키퍼는 한 자리뿐인 주전을 위해 경쟁을 의식할까? "자세히 들여보면 골키퍼 5명이 전부 다 친해요. 그런 것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편이며 속으로 생각한다든가 운동할 때 더 열심히 하려는 것뿐이죠"라며 부정했다.

그러자 수원의 'No.4' 골키퍼 권기보를 위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기보는 골키퍼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기보는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데 자기 관리를 못 하는 것 같아요. 그것만 잘 보완하면 틀림없이 좋은 선수가 될 거에요."

김대환은 "항상 평소에서 운동할 때 집중해서 합니다. 운동 한번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안 하면 한번 안 할 만큼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라면서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범근 감독과 조병득 골키퍼 코치가 평소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상대팀 크로스가 올라갈 때 활동 범위를 넓히라고 지시합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수원팬들에게 고마울 뿐

김대환은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에게 인기가 많다. 오랫동안 수원에 몸을 담은 경력이 있지만 무엇보다 항상 즐거운 모습으로 팬들을 친절히 대하여 사진촬영과 사인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대환이 생각하는 특별한 인기 요인은 따로 있다. "주전 11명과 후보 6명을 포함한 경기 엔트리 17명 중에 제가 팬들이랑 가까이에 있어요. 그게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라며 위치적인 이점을 부각시켰다.

그랑블루 앞에서 오랫동안 몸을 풀어왔던 김대환은 "남들 운동장에서 뛰고 있을 때 저는 골대 뒤에서 팬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얼굴 보고 있으니까 팬들과 가장 친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수원팬들은 웃음을 지으며 팬들을 바라보는 김대환을 '대환곰'으로 부를 만큼 꾸준히 지지 보냈다. 김대환은 "팬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제 서른 줄을 넘긴 김대환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좋은 이미지로 은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그럴려면 1~2년 정도는 경기 더 뛰고 은퇴해야 하는데 언젠가 좋은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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