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05 14:30 / 기사수정 2010.04.05 14:30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이전부터 쌓여 왔던 것이 마침내 폭발한 듯한 기분이었다.
쏘나타 2010 K-리그 6라운드가 열린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을 상대해 8분간 3골을 내준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3골을 내준 것에서 보듯 안정감은 물론 순발력, 여기에 골 킥까지 평소보다 못한 모습을 보였던 이운재는 경기 후,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를 직접 지켜본 김현태 대표팀 골키퍼 코치조차 이운재의 이날 경기력에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출해내면서 이운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운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키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129번의 A매치를 치르면서 월드컵 본선을 3번이나 경험한 대표팀 내 유일한 선수인 이운재는 지난 2008년, 음주 파문을 딛는 신들린 선방으로 골키퍼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K-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인정할 만큼 특유의 성실함과 노련함이 이운재를 지금까지 오게 하였고, 10년 넘게 태극 마크를 달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가 중요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의 이운재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때나 2008년 K-리그 정규 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2010시즌 개막 이후 5경기 내내 실점을 허용하며 12골을 내줘 경기당 2골 이상을 실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수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그동안 이운재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따라다녔던 '둔한 움직임'과 '잇따른 실수'가 자주 나오고 있는 것이 많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선수가 범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운재는 최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운재에 대한 비판이 이전보다도 더 거세진 것은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두 달가량 남은 시점에서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어 전력에도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성룡, 김영광, 김용대 등 다른 경쟁자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팀의 상위권 진입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에 비해 이운재의 활약은 너무나도 평범하기 그지없다.
만약 지난 2002년과 2006년에 이운재와 김병지가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장면이 연출된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부동의 주전'을 꿰차고 있는 현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를 얻지 못한 다른 경쟁자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팀 운영에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이운재의 부진과 그를 무한히 신뢰해 온 코칭스태프의 운영 태도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간은 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으며, 이운재의 월드컵 엔트리 입성 가능성은 거의 확실시된다. 문제는 잇따른 경기로 인한 체력 저하와 부진으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을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다. 베테랑답지 못한 경기력으로 결국 라이벌, 서울전에서 고개를 떨어뜨린 '대표 거미손'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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