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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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 올해가 기회이다!!

기사입력 2006.03.12 09:11 / 기사수정 2006.03.12 09:11

김창수 기자


마지막 라운드가 진행중인 프로농구의 정규 시즌이 이제 막바지로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당당히 모비스는 삼성 썬더스와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농구 팬들의 놀라움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반의 선전은 반짝 선전으로 생각하던 팬들도 이제는 모비스의 활약이 이제는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진정한 실력이라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모비스의 전신은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였지만 지금의 모비스를 그 당시 강팀인 기아와 같다고는 볼 수 없다. 아니 기아라는 이름을 떼고 모비스란 이름을 달고부터는 언젠가부터 강팀보다는 약팀의 이미지가 이름 앞에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지원의 부진과 핵심 선수의 부재로 팀 전력은 다른 팀보다 떨어졌고 올해 시작도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이나 잘해야 6강 정도라는 게 어느 정도 수긍되는 평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히 1위에 모비스라는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연 그들의 선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가장 큰 원동력은 작은 거인 유재학 감독이다. 지금의 프로 농구의 감독을 보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특색을 가진 감독들이 팀들을 맡고 있다. 하지만,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언젠가부터 농구팬들 사이에 상당한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다. 지금의 농구판에도 젊은 감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제는 유재학이란 이름은 그 선두주자다.
비슷한 시기와 비슷한 나이를 이루고 있는 김진, 전창진  감독은 우승을 이루어낸 성공한 감독으로 평가받지만 유재학 감독은 예전에 맡은 전자랜드와 지금의 모비스에서 보듯이 조금은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맡아 강한 팀으로 만드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모비스의 전직 감독은 박수교, 최희암이었고 나름대로 명성이 있는 두 감독이 못한 일을 유재학 감독은 팀을 맡은 지 두 번째 시즌 만에 당당히 자신의 팀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는 상당히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감독으로 맘에 들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나 특히 용병에 대해서는 작전타임에도 한마디 강하게 할 정도로 자신의 지시나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감독이다. 겉으로 보기는 상당히 차가운 이미지지만 그의 열성과 승리욕은 어느 감독에 뒤지지 않고 또한 부족한 팀원의 장점을 가장 잘 살려서 팀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모비스의 선전을 지휘한 감독이 유재학감독이라면 코트에서 모비스를 이끈 선수는 이번에 한국땅을 밟은 윌리엄스이고 그는 KBL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선수이다.  유재학 감독이 발로 찾아낸 이 외국인 선수는 기존의 용병들이 자신의 플레이와 득점에 힘을 쓰는 반면에 이 선수는 자신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를 먼저 하는 선수이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올 라운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매너 역시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윌리암스는 외곽슛을 잘 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 부분을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때로는 포인트 가드로 때로는 센터로 그리고 탁월한 스코어링으로 모비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는 훌륭한 선수이다.

윌리암스의 어시스트 능력과 외각 슛 부재를 메어주면서 팀을 이끄는 선수는 모비스의 원조 스타 플레이어 우지원이다. 대학 농구의 인기에 비해 프로에서 적응을 못 한다는 말을 들은 왕년의 스타는 이제 과감히 자신의 이름값을 버리고 팀을 위해 솔선수범하면서 뛰고 있다. 혹자는 우지원의 부활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플레이는 지난 어느 시즌보다 눈부시다. 하지만, 우지원의 변신은 여러 해전부터 노력해왔고 올해에서야 그 빛을 본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3점슛밖에 없다. 위기상황에서 슛이 들어가지 못한다. 드리블이나 돌파가 떨어진다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당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플레이 시간이나 자주 자신을 빼는 감독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서 모든 것을 감수하고 뛰고 있고 비슷한 포지션과 능력을 갖고 있는 이병석과 함께 모비스의 외각을 담당하고 있다.

양동근은 아직 스타 플레이어나 김승현이나 신기성 만큼의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2년차 가드이다. 이상민, 김승현, 신기성의 포인트 가드 3인방에 대적하기에는 아직 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장래성이나 승리욕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의 근성과 노력은 자신의 능력은 물론 팀에게도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시스트, 스틸 외각 능력이나 드라이빙 그가 못 하는 것은 없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스틸로 상당하다. 다만, 경험 부족에서 오는 크로스게임에서 당황하는 모습이나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팀 컨트롤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것이고 지금 모비스에서는 가장 없어서는 안 될 선수 중의 한 명이다.

앞의 세 선수가 팀을 이끈다면 모비스의 백업선수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임무를 충분히 하고 있다. 수비의 팀 엘지에서 기량을 연마한 구병두나 3점슛에서는 KBL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병석, 이제는 최고참이 된 이창수나 김재훈. 이들은 스타 플레이어나 주전 멤버는 아니지만 자신들이 투입되는 시간에서 자신들이 할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때부터 논란이 있었던 김효범 역시 아직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다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간간이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고 얼마 전 부상에서 돌아온 장신 가드 김동우 역시 모비스 로스터에 숨통을 띄어주고 있고 자신의 능력을 코트에서 보여주고 있다.

모비스는 올해가 그들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내년이나 다음에 이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3강이었던 동부의 힘은 떨어지고 있고 기존의 강팀인 KCC나 KTF, 동양 들과도 언제나 할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기존의 모비스는 약팀이다는 이미지를 비로소 올해 제대로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아직 정규시즌의 우승도 챔피언결승전에도 올라간 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모비스는 올해 그들의 실력과 능력을 보여줄 또한 자신의 팀 이미지를 확실히 변화시킬 기회를 스스로 잡은 것이다. 이러한 기회는 자주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는 왔을 때 확실히 잡아야 한다. 과연 유재학 감독은 라이벌 감독들처럼 우승컵을 안을 수 있을 것인가? 모비스의 선수들이 시즌 마지막까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의 모비스의 발걸음을 지켜보자.


 



김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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