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20 23:30 / 기사수정 2010.03.20 23:30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제64회 황금사자기 대회를 앞두고 각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공통적으로 "올 시즌 각 학교의 전력이 지난해보다 많이 향상됐다"라고 이야기한다. '타고투저'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에는 잘 던지고 잘 치는 3학년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2학년 때부터 전국 무대를 경험했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LA 다저스에 진출한 남태혁(제물포고 졸업)의 경우 1학년 때부터 4번 타자 역할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0km를 넘나드는 선수가 드물었다. 따라서 2010 신인 드래프트는 말 그대로 '투수 모시기' 전쟁이 이어졌고, 얼마나 좋은 하드웨어를 지닌 투수를 뽑느냐에 따라서 스카우트의 성패가 판가름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시속 140km를 넘어 150km를 넘보는 '파워 피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올 시즌 고교 좌완 랭킹 1, 2위를 다투는 제물포고 3학년 이현호(18)도 마찬가지다.
고교 좌완투수 랭킹 1위, 뺏기고 싶지 않아
이현호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홍유상(성균관대 진학)이 선발로 나서면 그 마무리를 책임지는 것은 늘 이현호의 몫이었다. 그를 내보내면 불안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가내영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따라서 홍유상 졸업 이후 3학년이 된 이현호에게 '에이스' 자리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그의 장점은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서 비롯된 강한 승부욕이다. 실제로 청원고와의 황금사자기 2회전 경기 종료 직후 만난 자리에서 그는 "라이벌로 생각했던 유창식(광주일고)이 고교 좌완 랭킹 1위라는 기사를 봤다. 그 기사를 보고 나니 승부욕이 발동했다"라며 못 말리는 승부 근성을 자랑했다. 유창식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에서 다른 투수들을 모두 뒤로하고 "나의 라이벌은 이현호"라고 답한 바 있다.
황금사자기 1회전 부전승 이후 2회전에 등판한 이현호는 빠른 볼 최고 구속 142km를 마크했다. 이에 대해 이현호는 "감기 때문에 일주일간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몸 상태는 괜찮다. 앞으로 구속이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른 것은 몰라도 고교 좌완 랭킹 1위 자리는 빼앗기고 싶지 않다"며 끝까지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늘 꿈꾸는 '프로무대'…미국 진출도 고려
실제로 이현호는 몇몇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광주일고 유창식보다 높게 보기도 한다. 각 구단 관계자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겠지만, 일단 빠른 볼 구속으로만 따지면 두 선수 모두 백중세다. 유창식이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최고 구속 146km를 기록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현호 또한 시속 145km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둘 모두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150km를 마크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현호는 늘 프로무대 진출을 꿈꾼다. 하지만, 본인의 더 높은 꿈을 위하여 메이저리그 진출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파워 피처가 많이 배출되는 올 시즌 고교야구 특성상 메이저리그 극동 스카우트들 역시 이현호를 영입 대상에 올려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이현호의 또 다른 '꿈'은 '팀 우승'이다.
"올 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꼭 할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남태혁(LA 다저스)이 지난 시즌 내내 '전국대회 우승'을 주문처럼 외웠던 것처럼 이현호 역시 시즌 초반부터 당당하게 ‘우승’을 이야기한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타의 짜임새를 바탕으로 한 제물포고의 전력은 의외로 탄탄하기 때문. 이를 위해서는 16강전에서 만나게 될 '디펜딩 챔프' 충암고와의 경기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교 좌완랭킹 1위'를 꿈꾸는 이현호. 그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서 벌써 '프로의 힘'이 느껴진다. 사실 이현호 같은 투수는 이미 지난해에 검증이 끝났다. 문제는 2011 드래프트에 나설 경우 몇 라운드에 지명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이현호(인천 제물포 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6cm, 84kg | 종합점수 : A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A-
- 장점 : 최고구속 144~5km에 이르는 빠른 볼. 프로에서도 보기 드물다는 '좌완 파워피처'
- 프로지명시 과제 : 프로무대 조기 적응 / 파워 배양 및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사진=이현호 선수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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