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2.28 06:39 / 기사수정 2006.02.28 06:39
ⓒ 엑스포츠뉴스 허영범 |
더 물어볼 것 이야기도 없다. 정답은 바로 모비스다. 최고의 조직력, 강력한 디펜스, 뛰어난 식스맨들, 그리고 유재학 감독. 이 4개의 키워드가 어우러져 지금의 모비스는 KBL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갖춘 팀,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 되었다. 이 팀의 센터가 22일 KCC전에서 6점 8리바운드라는 부진한 스탯을 찍으며 '엑스맨' 역할을 톡톡이 한 로데릭 라일리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 원주동부 프로미(27승 18패)
동부의 2년 연속 우승은 누구에게 달려 있을까? 김주성? 왓킨스? 아니면 양경민?
천만에 말씀. 바로 조셉 쉽이다. 아무리 김주성이 24점으로 팀득점을 이끌고 왓킨스가 23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몬스터급 활약을 한다 한들, 조셉이 침묵해 버리면 이 팀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26일 SK전을 보신 원주팬들은 아마 느끼셨을 것이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슛(20개)을 쏘고도 겨우 15점(2점슛 5/13, 3점슛 1/7)에 그친 에이스는 팀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3. 서울삼성 썬더스(26승 18패)
오예데지의 부상으로 곧 무너질 것만 같았던 3강의 한 축은 생각보다 견고했다. 아니, 오예데지가 빠진 상태에서도 동부와 오리온스, 그리고 KT&G를 꺾고 모비스전에선 연장까지 몰고 간 것을 보면, 오예데지가 복귀하는 삼성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일지 모른다(그는 3월 4일부터 출전 예정이다). 더욱이 삼성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KTF는 딕슨의 부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한편 네이트 존슨은 21일 KTF전에서 다리를 삐끗하며 삼성 프런트의 간담을 서늘케 하더니, 25일 KT&G전에서는 언제 부상을 당했냐는 듯 무려 55점을 퍼부으며(KBL 올시즌 개인 최다득점 기록) 지난 시즌 득점왕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쉘리 클락은 자신의 고별 경기를 4점 5리바운드로 마무리하며 마지막까지 국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4. 창원LG 세이커스(23승 21패)
오리온스전 역전패의 충격은 25일 모비스전과 26일 KTF전까지 이어졌으나, 알렉산더의 활약으로 딕슨이 빠진 KTF를 간신히 잡아내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노먼 놀런은 이제는 팀내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그럭저럭 찾은 것처럼 보이나, 득점에서의 기복은 여전하고 보드 장악 능력도 여전히 아쉽다.
사실 LG에는 알렉산더를 제외하면 꾸준한 선수가 거의 없다. 드디어 발동이 걸리나 싶던 현주엽은 25일 경기에서는 6점 5리바운드, 그리고 26일 경기에서는 9득점에 그쳤다. 오리온스전에서 3점슛 6개를 폭발시키며 20득점으로 활약한 조우현 역시 그 다음 두 경기에서는 각각 2점과 3점에 그쳤다. 조우현과 쌍포를 이루며 LG의 최근 상승세에 기여하던 김훈 또한 이번 주에는 평균 3.7득점으로 가라앉았다.
결국 이번 시즌 들어 LG가 매 라운드마다 심한 경기력 변동을 겪는 것은 국내선수들의 기복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만 되면 늘 팀전력의 120%를 이끌어내는 신선우 감독이 있는 한, LG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팀이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이 팀이 이번 시즌 들어 최상의 모습을 보인 경기들을 상기해보라. 그런 경기들을 플레이오프 들어 매 경기 펼친다고 가정해보면 두렵지 않은가.
5. 전주KCC 이지스(23승 21패)
민랜드의 부상 여파와 체력에 부친 듯한 추승균의 부진 등으로 일찌감치 '2007년 리빌딩 프로젝트'에 들어가나 싶었던 KCC가 갑자기 4연승을 달리며 힘을 내고 있다. 민랜드는 지난 주 3경기에서 평균 31.3점 15리바운드의 대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성격만 미나케'인 줄 알았던 아써 롱은 서서이 팀과 리그에 적응해 가면서 NBA 빅맨 경력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조성원(지난 주 평균 4.7득점)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여전히 노련한 리딩을 보여주는 이상민이 코트에 있는 한 KCC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팀이다.
무엇보다 이 팀의 장점은 선수들이 '이길 줄 안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우승을 해본 경험 탓인지, 4쿼터의 접전 상황이 되어도 KCC의 선수들은 별 당황하는 기색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집중력있게 경기에 임한다. 지난 주의 세 경기 모두 접전이었음에도, 마지막에 웃는 쪽은 역시 '이길 줄 아는' KCC였다.
치열한 플레이오프 다툼 속에서,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갈수록 각 경기가 접전 양상을 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KCC의 경험과 노련함은 분명히 큰 자산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플레이오프에는 올라갈 수 있을지 몰라도,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노련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KCC의 현주소다.
6. 안양KT&G 카이츠(21승 23패)
상승세를 타던 흐름이 25일 삼성전에서 끊어진 것은 아쉬운 일이다. 패배의 원인은 네이트 존슨에 대한 수비 실패 못지 않게 단테 존스의 부진에도 있었다. 단테 존스는 6/18의 야투 난조 속에 16점 9리바운드 5실책이라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 패배의 주범이 되었다. 최근 상승세를 타던 양희승과 김성철도 좀더 신장이 큰 이규섭과 존슨이 자신들을 마크하자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역시 안양의 중심은 단테 존스이며, 안양의 남은 시즌이 그에게 달려 있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삼성전의 패배로 이제 안양은 남은 10경기에서 7승 3패를 해야 플레이오프 안정권인 28승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그런데 안양의 2월 성적이 공교롭게도 7승 3패다. 안양이 2월 내내 보여주었던 타이트한 디펜스와 허슬 플레이, 빠른 공수전환, 그리고 단테 존스의 폭발적인 공격력이 3월에도 함께 어우러진다면 안양의 플레이오프 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7. 대구 오리온스(23승 22패)
매 경기마다 심한 전력 기복을 보여주던 오리온스는, 이제는 매 쿼터마다 '롤러코스터' 같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경기 자체야 재미있을런지 몰라도, 이처럼 전력의 기복이 심한 팀은 결코 좋은 팀이라 말할 수 없다. 도대체 '오리온스표' 롤러코스터는 어디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일까?
하나, 집중력이다. 주말에 총 10개의 실책을 범한 김승현의 예를 굳이 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오리온스가 큰 점수차로 앞서가는 상황이 되었을 때를 잘 관찰해보면, 선수들의 패스와 슛 선택이 점차 무성의해지는 것이 눈에 띌 것이다. 그 결과 패스 미스가 속출하고, 단순한 1대1 공격에서 던지는 터프슛들은 번번이 링을 맞고 나온다. 그런 식으로 뒤통수를 맞은 대표적인 경기가 2월 8일 KT&G와의 홈 경기였다. 이날 게임에서 3쿼터부터 4쿼터 중반까지 오리온스가 보여준 경기력은 무성의한 패스와 집중력 잃은 슛, 그리고 생각없는 파울, 이 삼박자가 어우러진 결정체라 할만 했다.
둘, 수비 문제다. 김진 감독은 왜 모비스와 동부가 시즌 내내 상대적으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공격은 슛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수비는 비교적 꾸준하게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굳이 NBA 파이널에 2년 연속 진출한 뉴저지 네츠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속공은 상대의 슛 미스나 실책을 유발해내는 강력한 수비에서 파생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8. 서울SK 나이츠(22승 23패)
중심선수가 빠진 가운데에서도 선두권인 동부를 잡아낸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여기에는 동부의 트윈타워를 상대로 나름대로 대등한 골밑 싸움을 한 것이 결정적 승인이었다. 특히 전희철은 이날 10득점 외에도 7개의 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2개 포함)를 잡아내며 골밑에서 버로와 브라운의 부담을 덜어주어, 높이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3점슛 5개를 성공시킨 문경은의 노장 투혼도 돋보였지만 말이다.
한편 8주 진단을 받았던 방성윤의 조기 복귀가 점쳐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판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빠르면 3월 4일에도 나올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그가 부상 전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SK는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다. 물론 그가 완전한 모습으로 복귀한다 하더라도, 보드장악 면에서 한계를 보이는 버로와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는 브라운과 임재현이 있는 이상, SK는 우승후보라 부르기엔 뭔가 부족한 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9. 부산KTF 매직윙스(24승 21패)
딕슨의 십자인대가 파열되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곧 KTF가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의심의 여지 없이 딕슨은 KBL의 모든 센터들 가운데 상대팀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선수였다. 최근 공격적인 면에서 다소 고전하기는 했어도, 그의 보드장악력은 기록이 나타내주듯 리그 최고였다.(평균 15.94리바운드)
비록 대체용병이 변수가 되겠지만, 이런 선수를 잃었다는 것은 KTF로서는 커다란 손실이다. 허나 아직 애런 맥기가 있고 경쟁력 있는 국내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4강 구도 진입은 어려울망정 섣불리 KTF가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처질 거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시즌 초반 트레이드와 용병 교체를 통해 딕슨, 조상현, 황진원을 데려와 전력을 크게 강화하는 등 이미 한차례 능력을 입증한 바 있는 KTF 프런트가 대체용병 선발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지 주목해 보자.
10. 인천전자랜드 블랙슬래머(6승 39패)
1월 16일 이후(놀랍게도 모비스전 승리였다) 단 한번도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 팀은 결국 전패로 2월을 마감해야 했다. 그래도 2월 20일까지는 4경기 연속 한자릿수 점수차로 패하는 등 나름대로 분전했으나, 지난 주 들어서는 3경기 모두 20점차 이상으로 패하는 수모를 겪으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암담한 분위기에서도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면 바로 이현수를 뽑을 수 있다. 수련선수 출신인 그는 지난 주 3경기에서 평균 10.7점이라는, 연봉 대비 만점 활약을 보이며 전자랜드 선수들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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