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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결산 (5)] 밴쿠버에서 뜨고 진 별, 누가 있나?

기사입력 2010.03.02 07:53 / 기사수정 2010.03.02 07:5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매번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선수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오랫동안 1인자 자리를 지키다가 신예의 급성장에 최고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반대로 최고 자리를 지켜내며 1인자임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번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새롭게 떠오른 스타들이 탄생했는가 하면 '역시 1인자'다운 면모로 명불허전임을 입증한 선수들도 많았다.

국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스타로 떠오른 선수는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는 김연아였다"고 거론했을 만큼 김연아의 명연기는 전세계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78.5점을 기록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운 김연아는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150.06점으로 또 하나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합계 228.56점의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기를 빛낸 연기', '이보다 더 잘 할 수는 없다'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을 만큼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완전한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스피드 3인방', 모태범-이상화-이승훈(이상 한국체대)의 빛나는 활약도 있었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미래로 주목받던 3인방은 단거리 남녀, 장거리에서 나란히 금메달 1개씩을 목에 걸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모두 20대를 갓 넘긴 선수들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한층 더 성장한 선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쇼트트랙 기대주였던 이정수(단국대)는 선배들을 밀어내고 대회 2관왕에 오르며, '포스트 안현수'의 유력 주자로 떠올랐고,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세계 최초로 썰매 3개 종목에 모두 출전한 기록을 세운 봅슬레이의 강광배(강원도청)도 이번 올림픽에서 주목받은 선수였다.

반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기대를 모았던 이규혁(서울시청)은 5번째 올림픽 도전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500m, 1000m 모두 세계 랭킹 상위권을 유지했던 이규혁은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또 한 번 고배를 마시며 아쉬움을 남겼다. 또 지난 올림픽에서 500m 동메달을 따냈던 이강석(의정부시청) 역시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 실패,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밖에도 올림픽 5연패를 노렸던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16년 만에 올림픽 노골드의 아픔을 맛봤고, 통산 개인전 첫 금메달을 기대했던 이호석(고양시청) 역시 은메달 2개에 만족해야 했다.

해외 

이번 올림픽에서는 1인자로 주목받던 해외 선수들이 대부분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해냈다. 그중에서 주목받은 선수는 스키점프의 시몬 암만(스위스)과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숀 화이트(미국)였다.

암만은 개인전 2개 종목을 모두 싹쓸이하며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이 대회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올림픽 역사상 스키점프 개인전에서 최초로 금메달 4개를 따낸 암만은 명실상부한 스키점프 최강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또, 숀 화이트는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한 기량으로,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이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분야에서 최고 선수임을 인정받아 온 화이트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전설적인 스노보더'임을 입증해 냈다.

미국 남녀 알파인 스키의 에이스, 린제이 본은 여자 활강에서 보드 밀러는 슈퍼 복합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한풀이에 성공했다. 중국 쇼트트랙 간판, 왕 멍은 대회 3관왕에 오르며 여자 최고 쇼트트랙 선수임을 입증했으며, 미국 남자 쇼트트랙 스타인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는 개인 통산 8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며 미국 동계스포츠 선수 사상 최다 메달 주인공이 됐다.

그밖에 노르웨이 여자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마리트 뵈르겐은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총 5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이번 대회 최다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남자 피겨 싱글의 에반 레이사첵(미국) 역시 이번 올림픽에서 크게 주목받은 스타였으며, 캐나다 아이스하키팀은 '라이벌' 미국을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반면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루지 베테랑' 아르민 죄글러(이탈리아)는 독일 선수들에 밀려 동메달에 그쳤고, 오스트리아에서 기대했던 스키 스타, 그레고르 슐리렌자우어도 역시 동메달 2개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또 남자 아이스하키의 '전통의 강호' 러시아가 8강에서 탈락하는 망신을 겪었으며, 스피드 스케이팅의 베테랑,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과 얀 보스(노르웨이)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올림픽과 이별을 고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일본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에 그쳐 '노골드'로 대회를 마감, 한국-중국 등 동아시아 라이벌들과 대조되는 성적을 내 '아시아 전통 동계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명성에 완전히 먹칠이 가해졌다. 특히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김연아의 월등한 기량에 밀리고 말았다.

[사진= 김연아-이규혁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SBS 올림픽 미디어센터 제공]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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