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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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값진 은2 따낸 성시백,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사입력 2010.02.28 03:59 / 기사수정 2010.02.28 03:59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힘든 시련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날에 그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값진 은메달 2개를 목에 걸면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섹시백' 성시백(용인시청)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떠오른 쇼트트랙 스타였다. 어떻게 보면 2관왕에 오른 이정수(단국대)보다도 더 주목받은 듯 했다. 그만큼 성시백이 써낸 이번 '올림픽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초반에 있었던 시련을 딛고 마음을 다 잡아 마지막날에 메달 2개를 목에 건 성시백의 투혼은 이번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고생 끝에 얻은 기회, 그리고 도전 

성시백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이 좌절돼 이미 한 차례 비운을 맛본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절치부심의 노력 끝에 2007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5관왕에 올라 '차세대 안현수' 칭호를 받았고, 지난해 4월 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당당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목표하던 바를 이루는 듯 했다.

슬럼프로 한때 방황하다 고생 끝에 얻은 기회였기에 성시백의 각오는 남달랐다. 특히 전년도 월드컵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세계선수권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이번 올림픽에서 만회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자신과 함께 해 온 '멘토' 전재목 남자대표팀 코치의 도움으로 성시백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렸고, 이번 올림픽에서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내심 바라봤다.

녹록치 않은 현실, 그러나 잘 이겨낸 성시백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였음에도 자신감은 있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첫 경기, 남자 1500m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돌다가 생긴 일은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았다. 동료이자 라이벌, 이호석(고양시청)이 인코스로 파고들다가 부딪혀 함께 넘어지면서 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물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지만 메달을 기대했던 성시백은 빙판 위에 넘어지자마자 땅을 쳤다.

첫 경기의 아픔을 딛고 1000m 결승에 나서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실력에서 발목이 잡혔다. 준결승에서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막판에 추월을 허용하며, 2위 선수와 0.006초 차로 아깝게 탈락했다. 분명히 평소 같았으면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부담감이 작용한 듯 보였다. 이대로 성시백은 끝나는 것처럼 여겼다.

그러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성시백이었고,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최선을 다했다. 자신의 강세 종목인 남자 500m에서 자신을 위해, 또 16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원하는 조국을 위해 뛰었다. 그리고 숱한 어려움을 딛고 결승 진출에 홀로 성공했고, 마침내 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가 원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금만큼 값졌던 은메달이었다. 개인전 메달을 따내 마음 고생했던 것을 어느정도 털어낸 성시백은 남자 계주 5000m에서 팀 일원으로 출전했고 결국 또 하나의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를 무사히 마쳤다.
 
다음달 세계선수권, 도전은 계속 된다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초반 아픔을 딛고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것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 한 성과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바로 다음달 19일부터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던 성시백 입장에서는 2009-10 시즌 마지막 개인전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각오하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최고를 향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달 하나만 따내도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던 성시백. 비록 목표했던 색깔은 아니었지만 갯수만큼은 목표 달성을 초과한 셈이 됐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성시백의 '끝나지 않은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사진= 성시백  (C) 엑스포츠뉴스 김경주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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