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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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호나우두, 바르셀로나 시절로 재림하다

기사입력 2010.02.26 05:34 / 기사수정 2010.02.26 05:34

윤인섭 기자

- '축구 황제' 호나우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데뷔전을 갖다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남미축구담당)] 드디어, 프로생활 17년 만에 호나우두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데뷔전이 펼쳐졌다.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코린찌안스의 홈구장 파카엥부에서 열린 코린찌안스와 라싱(우루과이) 간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0 조별리그 1조 1차전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호나우두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으나 소속팀의 2-1 승리에 일조했다.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유럽 무대로 진출한 호나우두에게 이번 경기는 그의 첫 번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경기가 되었다.
 
관심이 쏠렸던 베르투 카를로스 역시 선발 출전하여 클럽 레벨의 국제무대에서 3년 만에 호나우두와 손발을 맞추었다. 


 
라싱의 선취골
 
우승후보 코린찌안스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선취골의 몫은 우루과이의 복병 라싱의 것이었다. 그것도 전반 시작 1분 만에 말이다.
 
라싱은 센터서클 우측 전방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공은 길게 전방으로 연결되었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코린찌안스 수비진은 공을 뒤로 흘렸고 라싱의 스트라이커 마르틴 카우테루씨오가 문전 쇄도 끝에 골문으로 가볍게 공을 밀어 넣었다. 이것이 이날 라싱의 유일한 슈팅이었다.
 
코린찌안스의 동점골과 파상공세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홈팀 코린찌안스는 호나우두와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중심으로 팀을 정비해나갔고 라싱의 선취골 10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내었다.
 
동점골의 시발점은 ‘축구황제’ 호나우두였다. 호나우두는 미드필더 진영 중앙에서 전방의 체쿠를 향해 빠른 패스를 찔러주었고 체쿠는 다시 논스톱으로 라싱 수비진과 골키퍼 사이의 공간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이 공을 아크서클 우측에 있던 엘리아스가 환상적인 침투로 잡아냈고 골키퍼와의 1:1 기회에서 여유 있게 득점에 성공했다.
 
동점골 이후에도 코린찌안스의 파상공세는 이어졌고 엘리아스, 호나우두 등이 역전골 기회를 노렸지만 라싱의 골키퍼 호르헤 콘트레라스의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라싱은 코린찌안스의 공세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전원 수비로 잔뜩 웅크린 채 전반을 마쳤다.
 
라싱의 수적 열세, 코린찌안스의 역전으로 이어지다
 
후반전도 전반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었다. 코린찌안스의 파상공세는 계속되었고 라싱의 공격 의지는 살아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라싱은 중앙 미드필더 다리오 플로레스가 후반 11분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까지 놓이게 되었다.
 
결국, 코린찌안스는 서서히 라싱 수비진을 옥죄어 갔고 후반 25분 역전골을 뽑아낸다. 이번에도 그 주인공은 엘리아스였고 그 시발점이 된 것도 ‘축구황제’ 호나우두였다.
 
미드필더 진영에서 호나우두가 아크서클 후방에 있던 조르제 엔리케에게 공을 연결했고 조르제 엔리케는 등을 진 채 엘리아스가 쇄도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공을 밀어주었다. 엘리아스는 빠른 발로 라싱의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라싱의 골문을 열었다.
 
경기 막판, 천재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축구황제
 
역전을 허용한 라싱의 수비진은 이제 호나우두를 감당할 힘이 없어졌다. 호나우두는 마치 바르셀로나 시절의 자신이 재림한 듯 유려한 개인기로 라싱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후반 27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 활발한 발놀림으로 무려 네 명의 선수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결국, 라싱 수비진은 경고 한 장으로 호나우두의 돌파를 막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40분 매우 의미 있는 장면이 연출된다.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오버래핑에 나섰고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모서리 지점에 있는 호나우두에게 공을 연결했다. 호나우두는 좌우로 흔드는 자신의 전매특허 페인팅을 이용해 상대 수비 세 명을 따돌리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진, 전광석화와 같은 슈팅으로 라싱의 골문을 위협했다. 비록 라싱의 골키퍼가 발끝으로 공을 쳐내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마치 레알 마드리드 시절을 연상케 하는 호나우두와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눈부신 호흡이 돋보인 장면이다.
 
경기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코린찌안스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에서 호나우두는 비록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팀의 두 골에 모두 관여했고 유려한 개인기와 날카로운 패스로 라싱 수비진을 균열시켰다. 



윤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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