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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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신' 이상화, '꾸준함'이 만들어낸 금빛 쾌거

기사입력 2010.02.17 11:03 / 기사수정 2010.02.17 11:0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로 첫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한국체대)는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단거리 간판 선수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머물러 올림픽에 대한 한이 있었던 이상화는 이후 꾸준한 자기 노력과 다짐을 가진 끝에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이상화는 주니어 시절부터 성인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일찌감치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학생 때부터 '스케이트 신동'으로서 차세대 올림픽 금메달 주자로 거론됐던 이상화는 16살이던 2005년, 세계 종별 선수권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의 일이었으며,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전체로도 1996년 제갈성렬의 1000m 동메달 이후 9년 만의 쾌거였다. 동년배끼리 대결에서 이상화를 따라올 자는 아무도 없었을 만큼 그녀의 스케이트 실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그녀에게 있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좌절이라 할 수 있다. 여자 500m에 출전해 메달권 진입을 노렸지만 결과는 3위와 0.17초 차로 아깝게 5위에 자리한 것이다. 하지만 이상화는 특유의 승부욕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를 극복해내며 이듬해에 다시 놀라운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2007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여자 500m 우승을 차지한 이상화는 월드컵, 세계선수권, 종별선수권에서 잇따라 3위내 성적을 내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통상 보통의 선수들은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슬럼프기를 겪게 마련이지만 이상화는 거의 슬럼프가 없었다. 오히려 한국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는 등 '신기록 제조기'로도 이름을 널리며, 꾸준히 진보하는 스케이터가 됐다.

2009-10 시즌에 접어들면서도 이상화는 월드컵 대회에서 꾸준히 3위권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상화에게는 500m 세계 기록 보유자, 예니 볼프(독일)나 아시안 라이벌, 왕 베이싱(중국), 두 명의 벽이 있었다. 볼프와 왕 베이싱은 월드컵 대회에서 거의 1,2위를 나눠갖다시피 한 최고의 스케이터들이었다. 개인 최고 기록 역시 볼프가 37초00, 왕 베이싱이 37초02로 이상화보다 0.2초 넘게 앞선다.

그러나 이상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기록 향상을 나타내 올림픽의 꿈을 키워갔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2009-10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을 무려 0.36초나 앞당기는 저력을 과시하며 37초 34로 기록을 끌어올린 데 이어 그 다음주에 열린 5차 대회에서도 0.1초를 더 앞당겨 37초 24까지 올렸다. 불과 몇달 사이에 단거리에서 0.5초에 육박하는 기록을 끌어올린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이다. 
 
기록 향상의 자신감을 갖고 이상화는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고, 마침내 2010년에 접어들면서 최고의 성과를 냈다. 2010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에서 드디어 예니 볼프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어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거머쥐면서 이상화는 완전히 1인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꾸준하게 실력을 끌어올린 것이 이같은 쾌거를 이뤄낸 셈이다.

아직 그녀의 나이는 21살이다. 선수 생활의 최절정기는 분명히 아니다.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상화가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기록을 내면서 세계 빙속 단거리를 호령하는 '여제(女帝)'로 완전히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사진= 이상화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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