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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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못한 것 아우가 해냈다'…모태범 첫 金

기사입력 2010.02.16 13:22 / 기사수정 2010.02.16 13:2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그를 주목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본 시합에서 그는 자랑스럽게 해냈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희망이었던 그가 1인자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기대주였던 모태범(한국체대)이 16일 오후(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1,2차 레이스 합계 69초 82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모태범은 한국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출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전까지 모태범은 500m보다 1000m, 1500m에 대한 전망이 더 밝은 편이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중거리에 두각을 나타낸 반면, 500m에서는 이렇다 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태범은 2009-10 시즌 월드컵 랭킹에서 14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모태범은 실전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앞서 달린 선수들이 35초 대를 달렸던 반면 모태범은 1차 레이스부터 34초대를 달리며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100m 기록에서 9초 63을 기록했던 모태범은 파워넘치는 레이스로 막판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성공, 1차 레이스에서 미카 포탈라(핀란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차 레이스에서 500m 세계기록 보유자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과 19조에 편성됐던 모태범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1차 레이스보다 빠른 9초 61로 100m를 통과한 모태범은 막판 스퍼트로 이를 끝까지 잘 지켜내며 34초 90으로 골인,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했다. 함께 달린 제레미 워더스푼을 응원한 캐나다 관중의 환호성을 멎게 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기대를 했던 선배들, 이규혁(서울시청)과 이강석(의정부시청)이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에서 모태범이 해내면서 그 의미는 남달랐다. 이규혁과 이강석은 개인 최고 기록에 많이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모태범이 이를 잘 메워내면서 형이 못한 두 몫 이상의 큰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하며, 모태범은 남은 종목에서의 전망도 밝혔다. 모태범의 주종목은 남자 1000m로, 현재 세계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1인자'라고 하지만 500m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1인자'도 꺾고 '2관왕'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모태범의 폭발적인 레이스에 많은 빙상 팬들은 모처럼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사진= 모태범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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