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인섭기자]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버밍엄 간의 '2009-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관심을 모은 박지성은 지난 포츠머스와의 경기에 이어 이날도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조급하게 마음먹지는 말자. 이날 결장의 가장 큰 이유는 선수의 컨디션 저하나 실력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바로, 전반 28분경에 발생한 루이스 나니의 예기치 못한 퇴장으로 인한 불가피한 전술적 선택이었다.
체력이냐 기술이냐, 박지성 대 발렌시아
나니의 퇴장으로 전반 종료 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교체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비록, 왼쪽 측면에서의 활용가치는 떨어지지만 오른쪽 측면에서만큼은 박지성이 발렌시아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물론, 왕성한 활동량을 보유한 박지성을 이용해 수적 열세를 최소한 할 선택도 가능하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발렌시아의 개인기량을 이용해 상대방이 공격에 치중할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불패냐 승리냐, 박지성 대 베르바토프
2주 만의 선발 출장이지만 퍼거슨 경은 이날 경기에서 라이언 긱스를 풀타임으로 활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긱스는 나니의 퇴장 이후 점차 체력적 부담을 느끼는 듯, 상대방에게 공을 빼앗기는 횟수가 증가했다. 결국, 누구로 긱스를 대체하느냐가 문제였는데 그 대안은 예상과 크게 다르게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였다.
수적 열세의 상황에서 미드필더를 줄이고 오히려 공격수를 투입, 퍼거슨 감독은 패배를 모면해야 하는 상황에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높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는데 아스톤빌라는 맨유 공격진에 대한 부담으로 쉽사리 공격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의 담대함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경기 막판,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양팀
양팀 모두 한 장의 교체카드 여분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전개되는 경기 양상 탓인지 섣부른 교체카드의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타이밍의 교체는 자칫, 팀의 조직력에 커다란 구멍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 27분에 교체 투입된 베르바토프를 마지막으로 양팀은 더 이상의 교체 없이 승자 없는 격전을 마무리 지었다.
비록 지난 두 경기를 결장했지만 다가올 2주 동안 4경기를 펼쳐야 하는 맨유의 빡빡한 일정을 감안할 때 박지성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그 시작이 되는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16강 AC밀란 전인데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클럽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박지성이기에 더욱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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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 ⓒ 엑스포츠뉴스DB]
윤인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