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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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동아시아컵의 5가지 과제는?

기사입력 2010.02.04 02:44 / 기사수정 2010.02.04 02:44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0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4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지난달,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을 하면서 국내파, 일본 J리그파 일부의 경기력 향상에 역점을 뒀던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 점검과 월드컵 본선에 나설 전력의 옥석가리기 마무리 작업을 펼치며, 동계 훈련 '유종의 미'를 자신하고 있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허정무호는 경쟁력 있는 신예 발굴과 국내파의 자신감 배양 등의 성과가 있었다. 반면, 타깃형 스트라이커 득점력 부재, 수비 조직력 미흡 등 과제도 적지 않았다.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허정무호는 월드컵 본선 개막 100여 일을 앞두고 국내파들의 전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더 끌어올리면서 전지훈련 때 드러났던 과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대회 2연패 거둔다

일단, 이번에 갖는 경기들 자체가 동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이미 허정무호는 지난 2008년, 출범 직후 열린 제3회 대회에서 1승 2무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나름대로 이 대회와 인연이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허정무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대표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계속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우승을 다툴 후보는 역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다. 지난 3회 대회 때 한 번 맞붙어 1-1 무승부를 거둔 바 있는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본선 준비 과정에서 이 대회에 참가하며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압도적인 전력차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0 무승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내면서 첫 출발이 좋지 않은 것이 한국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일본은 설날인 14일 오후에 맞붙는다.

'마무리 단계' 옥석가리기, 조직력-전술 완성도 향상 함께 이뤄야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과정인 만큼 내실있는 성과가 허정무호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일단 국내파의 옥석가리기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가운데, 최상의 전력을 갖춘 베스트11이 얼마만큼 완벽한 조직력을 자랑할지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올해 첫 A매치였던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현지 환경, 공인구 부적응 등의 이유로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특징을 파악해 나가면서 스페인에서 열린 핀란드,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은 조직력에서 좀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의 전반적인 조직력 향상도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4-4-2 전술 외에도 스리백, 원톱 같은 전술 변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책을 이번에는 찾아야 한다. 그동안 허정무호는 주요 전술 외에 다른 전술 변화를 가져왔을 시 선수들끼리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력의 전반적인 저하를 불러 일으켜 왔다. 이번만큼은 다양한 전술 실험을 통해 선수들의 이해도를 더욱 높이게 하면서 어떠한 전술 변화에도 선수들 누구나 잘 녹아들 수 있는 전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골넣는 공격수, 이번에는 볼 수 있을까

골을 넣지 못하는 공격수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허정무호는 박주영(AS 모나코) 외에 이렇다 할 믿음직한 공격수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황태자로 군림하다시피 했던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는 11개월째 골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맏형' 이동국(전북) 역시 허정무호 복귀 이후 A매치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물론 동아시아 대회가 이들에게는 충분히 기회의 무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해 득점포 가동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오를 가능성은 작아지게 된다. 각 선수들의 운명이 좌우되는 가운데, 과연 이번 대회에서 골 침묵을 깨고 화려하게 비상하며 '킬러 본능'을 살린 공격수가 누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문제 많았던 수비 조직력, 안정감 과시할까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수비 조직력의 안정화도 절실하다. A매치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음에도 한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로 상대 공격을 허용하는 등 '자동문'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수비력은 허정무호가 본선을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혀 왔다. 선수들 간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체격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한국 선수들보다 뛰어난 상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수비진들의 안정감 있는 조직력이 이제는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록 이번 대회가 본선에서 상대할 팀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만 이 기회를 통해 수비진들은 조직력을 가다듬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한 대비를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 중앙의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 또는 곽태휘(교토)가 양쪽 윙백들을 이끌면서 불안한 요소로 지적돼 왔던 수비력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지 지켜봐야 한다.

염기훈 공백, 김보경이 잘 메울까

이 대회와 나름대로 좋은 인연을 갖고 있으면서 대표팀의 '슈퍼 조커'로 거듭나려 했던 염기훈(울산)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면서 이를 대체할 만 한 자원으로 거론되는 김보경(오이타, 사진▲)이 이 기회를 살려 동아시아 대회에서 선전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김보경은 목포시청과의 연습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허정무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미 남아공 전지훈련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김보경은 이번 동아시아 대회에서 '히어로' 못지않은 활약을 보인다면 남아공행 가능성은 아주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회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근소한 차로 앞서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는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내실있는 성과도 함께 낼 수 있는 허정무호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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