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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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키워드로 살펴본 허정무호 전지 훈련

기사입력 2010.01.25 17:18 / 기사수정 2010.01.25 17:18

김지한 기자

-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확인한 전지훈련 성과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동계 전지훈련을 마감하고 25일 오후, 입국했다. 다음달 초 열리는 동아시아 축구대회를 위해 30일, 목포에 다시 소집되는 대표팀은 국내파, 일본 J리그의 옥석 가리기를 마무리한 뒤, 3월 3일에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장소 영국 런던 예정)에 최정예 멤버를 구성 지을 계획이다.

초반, 현지 적응에 실패해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대표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세에 접어들며 유럽팀과의 잇따른 평가전에서 2연승을 달렸다.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내고 경쟁력있는 팀의 완성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지만 결정력 있는 공격수 부재, 불안정한 수비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경쟁력 있는 국내파 발굴

이번 대표팀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다수 투입됐다. 유럽파들이 시즌 중이라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지면서 허정무 감독은 재능있는 국내파들을 점검하는데 이번 전지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에 다소 손발이 안 맞는 듯했지만 본격적인 경쟁 체제가 무르익으면서 선수들 개인의 특장점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열린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청소년 대표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구자철(제주), 김보경(홍익대) 등은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려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잡았다.

라트비아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김재성을 비롯해 신형민, 노병준 등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인 '포항 스틸러스 3인방'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측면 수비에서 3백, 4백 모두 소화가 가능한 모습을 보였던 박주호(주빌로 이와타)는 유럽팀 평가전 2연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며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내파들의 자신감 배양

이렇게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해외 팀과의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성과 가운데 하나였다. 첫 평가전이었던 잠비아와의 경기에서 2-4로 패하며 호된 '2010년 신고식'을 치렀던 대표팀은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1차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연습 경기 승리(3-1)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어 스페인에서 가진 핀란드,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 1-0 완승을 하며 분위기 반전에 완전히 성공했다.
 
경기를 더하면서 조직력이나 선수들 간의 호흡이 점차 좋아진 것도 모두 자신감을 회복한 덕분이었다. K-리그 휴식기인 관계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 수준을 밑돌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준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인한 것은 희망적이었다는 평가다.

전술 실험 '절반의 성공'

선수들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허정무 감독이 원했던 유기적인 전술 실험도 '절반의 성과'를 냈다. 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고, 강팀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술 소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주어진 전술에 자신의 포지션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 수 있는지를 시험해 봤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보았다. 핀란드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된 김두현(수원)은 4-4-2에서 4-2-3-1전술로 변화하는데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공격에 활로를 뚫는 임무를 무난하게 수행,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또, 중앙 수비수였던 강민수(수원)나 측면 공격수였던 김보경 등이 멀티 플레이어로서 주 포지션이 아닌 포지션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3백 전술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손발이 잘 안 맞고, 전체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경기력이 저하됐던 부분은 아쉬웠다. 



 
공격수 킬러 본능 실종

성과가 있던 반면 문제점도 여러 가지 지적된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가진 평가전에서 공격수가 골을 넣은 경기는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이동국(전북)이 전부였다. 그것도 A매치만 놓고 보면 공격수의 득점은 '제로(0)'였다.

전지 훈련의 이슈메이커였던 이동국은 초반 부진을 딛고 갈수록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허심(心)을 잡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공격수가 보여야 할 역할인 골이 없는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지 훈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 가운데 하나인 노병준이나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킥력이 좋은 염기훈(울산)도 골을 뽑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결정적으로 한 방을 터트려주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난다면 남아공 행은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고지대-자블라니 적응은 현재진행형

남아공에서 실패한 고지대 적응과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까지도 따라다닐 숙제가 될 전망이다. 휴식기에 있다 몸만들기 과정에서 잠비아와의 경기를 치른 대표팀은 경기 초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체력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4골이나 허용하는 아픔을 맛봤다.

1700m대 고지대에 위치한 요하네스버그에서 경기를 가지면서 평소보다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선수들은 체력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몸소 체험하며, 앞으로 팀 전체나 선수 개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원형에 가까운 공으로 기압이 낮은 고지대 특성 때문에 상당한 반발력과 빠른 볼 스피드를 자랑했던 자블라니는 스페인 전지 훈련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앞으로도 꾸준히 공에 대한 감각, 적응력을 키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

허정무 감독은 "자블라니를 K-리그에서도 쓰는 게 좋지 않겠냐"면서 직접적으로 선수들이 자블라니와 친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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