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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빅4' 체제, 5년 만에 무너지나

기사입력 2010.01.17 06:54 / 기사수정 2010.01.17 06:54

유성현 기자

- 지난 5년간 굳건히 지속됐던 프리미어리그 '빅4' 체제의 고별?

[엑스포츠뉴스=유성현 기자] 한 시즌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아스널이 이른바 ‘3강’을 형성하며 선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리그 '빅4'의 한 축을 담당하며 우승 경쟁을 펼쳐왔던 리버풀은 이번 시즌 연이은 부진의 늪에서 쉽사리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10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터진 키르기아코스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종료 직전 로베르토 후트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거두는 데 그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번 시즌 첨예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첼시와 맨유는 각각 선더랜드와 번리를 상대로 다득점에 성공하면서 완승을 했다. 리그 개막 전 우승을 꿈꿨던 리버풀은 현재 7위에 머무는 데 그쳐, 현실적으로 남은 시즌 목표를 ‘리그 4위’에 맞추는 다급한 상황이 됐다.

굳건했던 '4강 체제' 균열 조짐 본격화

지난 2003년 러시아 부호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인수한 이후, 프리미어리그 판도는 맨유와 첼시, 아스널과 리버풀로 대표되는 본격적인 '4강 체제'가 크게 두드러졌다.

이러한 '4강 체제'는 지난 2004/05시즌 에버튼이 리버풀을 밀어내며 리그 4위로 마친 것을 마지막으로, 무려 5년 동안이나 굳건히 지속됐다. 지난 5시즌 동안 최종 리그 순위의 꼭대기를 차지했던 4팀은 그 순서의 변동만이 있었을 뿐, 그 밖의 팀들이 상위권에 진입하는 '이변'조차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리버풀이 보여주고 있는 심상찮은 부진은 오래도록 지속됐던 상위권 판도가 바뀔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했던 리버풀은 시즌 내내 27실점과 단 2패만을 거두며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으나, 올 시즌에는 지금껏 21경기만을 치른 상태임에도 벌써 26실점에 7패를 거두며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또한 걱정거리다. 스티븐 제라드와 요시 베나윤의 부상 소식에 이어 최근 페르난도 토레스까지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리그에서의 부진 뿐 아니라 FA컵과 칼링컵,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도 모조리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리버풀의 부진에 이제는 불운마저도 겹치고 있다.

이에 더해 리버풀의 재정 불안이 가속화되면서 급기야 제라드와 토레스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피어오르고 있는 상태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의 리버풀로서는 다음 시즌 챔스행 '마지막 티켓'이 걸린 리그 4위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경우, 주축 선수들의 이적으로 인한 전력 누수로까지 이어지며 ‘빅4 체제’에서 오래도록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상위권 판도 변화 이끄는 대항마들의 출현

이번 시즌 특히 주목되고 있는 '4위 싸움'은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등 다수 팀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매 라운드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갈 길 바쁜 리버풀을 견제할 대항마가 많아진 만큼, 5년 전 에버튼의 돌풍처럼 또다시 리버풀을 밀어내고 새로운 4위 자리의 주인공이 탄생할 가능성이 적잖게 점쳐지고 있다.

먼저, 현재 리그 4위에 올라있는 토트넘은 이번 시즌 한층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빅4 타도'의 선봉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팀 득점(42골)의 3분의 1을 기록하며 득점 2위(14골)에 올라 있는 저메인 데포의 골 감각과, 리그 최고의 윙어로 성장한 아론 레넌의 플레이가 빛을 발하며 현재 토트넘은 리그 5경기 무패를 거두는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토트넘과 승점 동률(승점 36점)을 이루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기세도 주목할 만하다. 비록 17일 벌어진 에버튼과의 원정경기에서 0-2 패배를 당하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사령탑 부임 이후 리그 '무실점 3연승'을 이끌었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전술이 점차 자리를 잡는다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승점 3점을 뒤져 있는 애스턴 빌라 또한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선보이며 4위권 경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애스턴 빌라는 올 시즌 최고의 영입으로 꼽히는 리차드 던의 맹활약을 중심으로, 프리델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까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으로 현재 리그 최소실점(18실점)을 자랑하고 있다.

4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팀들보다 승점 4점이 뒤진 리버풀로서는, 오는 21일 벌어질 토트넘과의 홈 맞대결이 이번 시즌 상위권 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견고했던 ‘리그 빅4’의 자리에서 이탈한 리버풀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펼쳐지는 4위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스토크 시티전 1-1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 ⓒ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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