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제나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심판들. 그렇다면 프로야구 심판들의 현역 시절 기록은 어떻게 될까?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는 모든 심판들이 프로야구 선수를 거쳐갔으며, 1군에 단 한경기도 출장하지 못한채 은퇴 후 심판을 하는 분들도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심판 중 현역 때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한 심판은 김락기 심판이다. 1군에서 계속 활동하다가 오심 문제로 인해 2005 시즌에는 주로 2군에서 활동했던 김락기 심판은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빙그레 이글스에서 투수로 활동하며 통산 14승(9패)을 거뒀다. 특히 1989년에는 31경기에 출장해 8승 3패 2세이브에 방어율은 2.67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펼쳤으며 이듬해인 1990년도에도 34경기에 출장해 6승 6패 1세이브의 성적을 거뒀다.
이창원 심판의 현역 시절 기록도 화려한(?)편이다. 1986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1군에 데뷔한 이후 1989년에 기록한 53경기가 가장 많은 출장수였지만, 1991년부터 1군무대에 참가한 쌍방울 레이더스로 팀을 옮긴 이후 그 해 68경기에 출장해 174타수 43안타 9홈런 31타점 타율 .247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2004년 통산 18번째로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베테랑 심판인 문승훈 심판도 현역 시절 괜찮은 성적을 보였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문승훈 심판은 1군 데뷔 첫 해인 1989년에 58경기에 출장해 100타수 28안타 2홈런 15타점 타율 .280을 기록하는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며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성장하지 못하며 아쉽게 선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1990년에는 26경기에 출장해 26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타율 .154를 기록했으며, 프로통산 109경기에 출장해 156타수 34안타 19타점 타율 .218을 기록한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 밖에 전일수 심판은 1991년부터 태평양과 LG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LG가 우승을 하던 1994년에는 30경기에 나서 45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방어율 3.40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 삼미 슈퍼스타즈 시절 김호인 심판
ⓒ 짠물의 인천야구
조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심판들인 김호인 심판과 허운 심판도 프로야구 초창기에 선수로 활약했다. 두 심판은 2003년부터 언론의 재조명을 받은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활약했다. 김호인 심판은 1982년 한 해만 프로야구 원년에 삼미의 선수로 활약하며 전체 80경기 중 64경기에 출장해 215타수 60안타 6홈런 24타점 4도루 타율 .279의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허운 심판도 1982년부터 1984년도까지 삼미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다. 1982년에는 63경기에 출장해 169타수 38안타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활약했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9경기와 4경기만을 출장한채 프로에서 은퇴하고 말았다.
'영원한 부산갈매기' 최동원(현 한화코치)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있는 최수원 심판은 1군에서 단 한경기도 뛰지 못했으며, 김경기(전 SK코치)와 사촌지간으로 알려져있는 김풍기 심판은 1989년과 1990년에 태평양에서 1군경기에 출장했지만 7경기와 9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채 프로선수로서의 생명을 마감했다.
한편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제 12기 프로야구 심판학교에는 부상을 이유로 이번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계성씨가 심판을 지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6년 삼성에서 데뷔한 후, 쌍방울, 롯데 등에서 뛰며 팀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 이계성씨는 프로통산 408경기에 나서 808타수 189안타 11홈런 88타점 11도루 타율 .234를 기록해 만약 이번에 프로야구 심판으로 채용되게 된다면 프로야구 심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선수로 새롭게 등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