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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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女 핸드볼의 정신력

기사입력 2009.12.16 01:54 / 기사수정 2009.12.16 01:54

조영준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이 지나도 투혼은 여전히 남아있어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큼, 지속적으로 감동을 준 종목은 드물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의 투혼은 20년이 넘은 현재에도 변절하지 않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지난 11월 초에 소집돼 짧은 기간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호흡을 맞췄다. 아직 팀의 조직력이 미완성인 상태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좋은 경기를 펼쳤다.

새롭게 개편된 '2기 우생순'의 실력은 이미 지난 11월에 펼쳐진 'SK 국제여자핸드볼 그랑프리 2009'에서 검증됐다. 베테랑 선수들과 신진 선수의 조화는 기대 이상이었고 문제점이었던 수비는 허술하지 않았다.

이 대회에 초청된 브라질과 호주, 그리고 앙골라 등을 차례로 연파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자신감을 얻고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중국으로 향했다.

한국은 연승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거의 이겼던 경기인 스페인에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1점차로 아깝게 패배한 한국은 1패를 안고 2차 리그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인 노르웨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4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지만 헝가리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노르웨이와 대접전을 펼친 한국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초반에 고전한 한국은 큰 점수 차를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져 갔다. 하지만, 막판 추격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역전의 기회도 맞이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끝내 한국에 미소 짓지 않았다. 정지해(24, 삼척시청)의 마지막 슛은 골로 들어가지 않았고 헝가리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4강 진출은 멀어져갔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랬지만 결국, 4강행 티켓은 노르웨이와 스페인에게 돌아갔다. 한국은 루마니아와 34-34로 비기며 5, 6위전에 진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비록, 준결승전 진출의 꿈은 사라졌지만 매 경기 투혼을 펼친 대표팀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올림픽 2연패의 업적을 세웠지만 핸드볼은 국내에서 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핸드볼 선수들의 선전은 멈추지 않았다. 참가하는 국제대회마다 눈부신 선전을 펼쳤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나타난 투혼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언제나 대중들의 관심은 일시적이었지만 핸드볼 대표팀의 집념은 꾸준하게 진행됐다. 이러한 한결같은 행보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로 이어졌다. 또한, 4강전에서 석연찮은 '버저비터 판정'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우생순'의 역사를 써온 노장들은 이 대회를 끝으로 태극 마크를 반납했다.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후배들은 선배가 걸었던 행보를 물려받게 됐다. 세계 최고의 라이트 윙 공격수인 우선희(31, 삼척시청)를 중심으로 뭉친 '2기 우생순'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현 대표팀은 훈련기간도 짧았고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매 경기 선전을 펼쳤으며 흔들리지 않은 정신력은 선배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았다.

국내 구기 종목 중,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포진된 종목 중 하나가 여자 핸드볼이다.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은 대표팀의 중심에 나서 팀을 통솔했다. 또한, 가능성이 많은 젊은 선수인 김온아(21, 벽산건설)와 유은희(19, 벽산건설), 그리고 이은비(19, 부산시설관리공단) 등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대표팀의 발목을 잡은 체력 문제와 아직도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수비 조직력은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우생순'이 보여줬던 강인한 정신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유럽의 강호들과 접전을 펼친 대표팀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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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여자핸드볼 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우선희, 박혜경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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