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09 11:31 / 기사수정 2009.12.09 11:31
[김준명 건강칼럼] 매년 하는 말이지만 벌써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준비를 시작하는 달이 시작됐다.
평소에 바빠서 연락 못 하고 산 사람들도 이때만 되면 생각이 나고, 연락한다 한다 하면서 전화 한 통 거는게 무엇이 어려운지…이런 사람들과 서로 민망한 것(?)도 풀고 감정의 앙금도 풀기 위해 '한잔하자'며 평소에 안 하던 전화를 줄기차게 걸어대는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나도 그 중 하나라면 하나다. 한의원 운영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며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사람들과 한잔하기 위해 전화를 걸다 보면 책상 위 달력은 어느새 시커먼 글자로 도배가 될 지경이다. 이 시커먼 달력의 정체를 다시 한번 뜯어보면 바로 숙취가 따라올 날짜를 미리 알려주는 '예언'과 같다고나 할까?
'가볍게 한잔' 또는 '반주로 적당히' 하지 않는 이상 '한잔 빨자'며 약속하고 만난 다음날은 어제나 그렇듯 빠개지는 듯한 두통과 메스꺼움이 찾아오는 숙취가 빠지지 않고 찾아온다. 어느 노래 말처럼 ‘사랑과 이별’, ‘행복과 슬픔’이 공존하듯 즐겁고 흥겨운 술자리 다음날 제발 찾아오지 말라고 해도 '숙취'라는 어두운 그림자는 꼭 나를 찾아와 마구 내 몸을 괴롭히곤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 이름으로 한의원을 개원하고 보낸 시간도 벌써 햇수로만 3년을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숙취 클리닉을 받기 위해 다녀갔다. 하지만, 어느 술 광고에 나오는 말 맞다나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변하지 않는 가장 많은 질문은 바로 "어떻게 마셔야 숙취의 고통에 빠지지 않느냐?"와 "연말 요령있게 술 마시는 법은 무엇인가?"다.
그동안 건강 칼럼을 쓰면서 그렇게 신신당부하고 요령 있게 버티는 방법도 이미 인터넷에 마구 떠도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전문의의 입장에서 솔직히 "한잔하고 싶다"란 생각이 절로 든다. 환자와 한잔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답답해 한잔하고 싶다는 말이다. 오해는 없으시길~
술을 마시고 다음날 숙취 때문에 고생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 굳이 다시 한번 알려 드리면 최대한 천천히 마시면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것을 도와주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몸속에 있던 알코올이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절대 진리는 주량을 넘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진리를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이번 한번만'이란 생각에 폭탄주를 던지는 용기를 가지는 주당들을 보면 할 말이 없다. 숙취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목으로 털어 넣는 알코올에서 생기는 것이다.
[글]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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