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09 09:11 / 기사수정 2009.12.09 09:11
그러나 박지성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효용성을 드러내며 일주일 만에 또다시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승리에 든든한 힘을 보탰다.
맨유는 9일(한국시간) 독일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B조 6라운드 볼프스부르크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마이클 오웬의 맹활약을 앞세워 에딘 제코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볼프스부르크를 3-1로 제압했다.
경기 시작 전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이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박지성은 본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맡아 경기에 나섰다. 전반 초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방 측면 공간을 노렸던 박지성은 전반 중반 이후 볼프스부르크의 반격이 거세지자 공격적인 움직임을 줄이고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박지성은 후반 들어 오른쪽 윙백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겨 볼프스부르크의 측면 공격을 봉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맨유의 유일한 실점 상황이었던 후반 11분, 박지성의 측면 수비가 순간적으로 무너지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동료와의 2대1 패스로 박지성의 마크를 따돌린 마르셀 샤퍼가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 앞으로 뛰어들던 제코의 머리에 공이 정확히 연결되면서 맨유는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수비형 윙어'라 불리던 박지성의 수비력도 전문적인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드러났던 장면이었다.
특히 이날 박지성은 경기 막판 풀백 포지션으로 완전히 내려와 플레이하며 본격적인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만회골을 노리는 볼프스부르크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에 간간이 공간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성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왕성한 활동량’은 이날 경기에서 드러낼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박지성의 이날 활약에도 분명 수확은 있다. 현재 맨유의 수비진은 비디치, 퍼디난드를 포함해 총 8명의 부상자가 속출해 있어 선수 구성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맨유는 에브라-캐릭-플레쳐로 이어지는 ‘궁여지책’에 가까운 수비진 구성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러한 팀의 위기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이 선택한 '박지성 선발, 풀타임 출장'이라는 카드는 박지성의 수비 가담 능력과 멀티 포지션 능력을 높게 평가한 퍼거슨 감독의 의중이 드러나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부상으로 인한 공백으로 현재 발렌시아와의 측면 미드필더 포지션 경쟁에서 밀린 감이 있었던 박지성으로서는 팀의 위기 상황에서 다방면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능력을 통해 빠른 재도약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무난히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 박지성의 이날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맨유의 포지션 경쟁에 과연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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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풀타임 출장한 맨유의 박지성 ⓒ 맨유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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