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27 23:53 / 기사수정 2009.11.27 23:53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훈련을 반복한 경희대는 달라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경훈이 있었다.
광성고를 졸업하고 경희대에 입학한 강경훈은 고교 시절 소위 말해 '잘 나가는' 공격수였다. 166cm의 키로 체격이 크지는 않지만, 시야가 넓고 드리블이 좋아 상대 수비 두셋 정도는 가볍게 제쳤다. 연고대 진학이 당연시 여겨졌지만 그가 입은 유니폼은 경희대의 붉은 유니폼이었다.
지난해 코리아 리그에서 3골 1도움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강경훈은 이번 코리아리그에서 경희대가 벌인 '작은 반란'의 주인공이었다.
기껏해야 한양대에 승리를 거두는 게 전부였던 경희대는 고려대와의 2차전에서 4-4로 무승부를 이뤄냈다.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경희대는 생각외로 잘 풀리는 경기에 스스로 놀라웠다.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피리어드 중간 쉬는 시간, 경희대의 라커룸에서는 "이기자!"라는 구호가 쉴새없이 터져나왔다. 그만큼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었다.
결국,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강호를 상대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일이었다.
작은 반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 코리아 리그 포인트 랭킹 5위 안에 경희대의 두 선수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
그 중 2학년 강경훈도 포함돼있었다. 경희대의 주포로 자리 잡은 강경훈은 고려대의 한호택, 같은 학교의 김정한과 함께 최다 포인트 상을 수상했다.
중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상을 받아 너무 기뻤다는 강경훈은 아쉽게 베스트 포워드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사실, 아쉬운 맘이 드는 것도 숨길 수는 없지만 아직 자신에겐 기회가 많이 남아있어 좀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라이벌'인 한양대에 거둔 승리도 2골을 터트린 자신보다 그런 자신을 도와준 동료 덕분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낸 강경훈은 자신이 경희대 소속이라는 자체가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한다.
"제가 고려대나 연세대에 갔으면 지금처럼 잘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이렇게 경기를 뛸 수 있지도 않았을 거에요. 지금처럼 함께 도전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나지도 못했을 테고요"
사실, 대학 아이스하키는 대회가 그리 많지 않다. 1학기에는 대회가 없다시피 하고 2학기에 몰아 열리는데, 코리아리그가 그 마지막이니만큼 죽자사자 덤볐다고 하는 강경훈은 "한양대와 할 때 연고대처럼 우리도 라이벌 의식이 있다. 앞으로는 그런 기분을 연대, 혹은 고대와도 가져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팀의 주포로서의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골을 넣으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그렇지 못했을 때에는 잘했다고 격려해주기 때문에 부담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끈끈한 동료애를 자랑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의견을 피력하던 강경훈은 아직 2학년이지만 앞으로를 위해 영어공부도 열심이란다.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서 고려대나 연세대에 비기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이기고 나중엔 실업팀 가서 정말 잘해보는 게 소원이에요. 그 땐 저말고도 다른 경희대 출신 선수가 실업 무대에서 더 많이 뛰고 있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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