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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보다 더욱 빛나는... 그대 이름은 MIP

기사입력 2005.11.02 08:07 / 기사수정 2005.11.02 08:07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있다. 하지만 스타들 뒤에는 '스타가 아닌' 많은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도 언젠가는 자신도 스타가 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도 늘어야 하는 법. 그래서 미국 프로농구 NBA나 국내 프로농구등에는 기량발전상, 일명 MIP(Most Improved Player)상을 제정해서 시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에 MIP상이 있다면 2005시즌에 MIP상을 받을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

마운드에서는 황두성과 신승현 돋보여

우선 가장 강력한 후보는 현대의 황두성이다. 1997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뒤, 임창용의 트레이드때 해태로 건너갔다. 어깨가 강하다는 이유로 1999년부터 투수로 전향을 했지만 2004년까지 단 1승도 올리지못한채 2군을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2005년, 황두성은 우리나이로 30살에 화려하게 꽃을 폈다.

병풍으로 인해 현대의 구원투수진에 공백이 생겨 드디어 황두성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주로 중간계투로 뛰었지만, 팀 상황에 따라 선발투수로서의 역할도 해내며 11승(9패 1세이브)을 거두며 어려운 팀 마운드 운영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 그리고 128⅔이닝을 던지며 잡은 137개의 삼진은 탈삼진 부문 3위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1이닝당 1개가 넘는 탈삼진 비율이며 선발투수가 아닌 주로 중간계투로 뛰며 얻은 성적이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SK의 신승현도 MIP후보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2000년 SK에서 데뷔해서 지난해까지 2승 9패 1세이브가 올린 성적의 전부였다. 하지만 신승현은 결혼이후 첫 시즌인 2005시즌에서 선발, 중간, 마무리 역할을 전천후로 소화해내며 12승(9패)  방어율 3.38을 기록하며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12승이라는 승수는 다승 6위에 해당하며, 3.38의 방어율은 5위에 해당하는 준수한 성적이다. 웬만한 팀의 에이스에 못지 않은 성적이다. 신승현은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145km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무기다.

두산의 임재철과 문희성, 타격에 눈을 뜨다

투수 부문에 황두성과 신승현이 있다면, 타자 부문에서는 두 명의 두산 타자가 눈에 띈다. 우선 외야수인 임재철은 지난 몇 년간의 저니맨 생활 끝에 드디어 꽃을 폈다. 1999년 롯데에서 데뷔한 후, 2002년 삼성, 2003년 한화, 2004년 두산으로 팀을 계속 옮겨 다녔다.  두산으로 옮긴 첫 해인 작년에는 51경기 출장에 .175의 타율이 전부였지만 올시즌엔 투고타저 상황 속에서도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310) 타격 부문 6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한 명의 두산 타자인 문희성의 올 시즌 활약도 인상깊었다. 홍익대-실업팀 현대 피닉스를 거쳐 1997년 OB에 입단한 문희성은 어느 덧 프로 8년차에 접어든 선수다. 아마시절에는 강타자로 군림했지만 그동안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2군에서는 홈런을 쉴새없이 터뜨렸지만 1군 경기에만 출장하면 한 없이 작아졌다. 올시즌 전까지 그가 기록한 최다 홈런수는 2003년 기록한 9개. 하지만 올시즌엔 김경문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엎고 .273의 타율에 홈런 10개, 50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으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가 넘게(114경기) 출장하며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김인철과 안지만, 이들도 역시 훌륭한 MIP후보들

이 밖에 2003년 데뷔 후 처음으로 풀시즌을 소화하며 중간 계투로서의 역할을 다해낸 삼성의 안지만, 후반기에는 주춤했지만 전반기에 한화의 테이블세터로 맹활약하며 .275의 타율에 10홈런 39타점을 올리며 35살의 나이에 한화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활짝 핀 김인철 또한 MIP 후보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앞에서 언급했던 선수들은 MVP 후보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MVP에게 없는 감동이 MIP에게는 묻어난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이들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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