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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남자 스케이터들마저 위협하다

기사입력 2009.11.15 12:41 / 기사수정 2009.11.15 12: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끝을 알 수 없는 스케이터인 김연아(19, 고려대)가 또 다시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현재는 물론, 과거에 이루어졌던 모든 피겨의 개념이 김연아로 인해 송두리째 뒤바뀌고 있다.

15일,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레시드 '1980링크'에서 벌어진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시니어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5차 대회 'Skate America'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김연아는 TES(기술요소) 44.00 PCS(프로그램 구성요소) 32.28의 점수를 합산한 76.28의 점수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2위를 기록한 레이첼 플랫(17, 미국)이 기록한 58.80보다 무려 17.48점이 많은 점수였다.

김연아는 지난 10월에 벌어진 '그랑프리 1차 시리즈 에릭 봉파르' 대회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무엇보다 표정연기와 손동작이 다양해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적응해나가려면 시즌 중반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비범한 스케이터'인 김연아는 이미 2009-2010시즌의 첫 대회가 열릴 때부터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이미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새 프로그램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방향성을 잃은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에릭 봉파르' 대회에서 기술의 완성도를 검증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안무 소화력과 연기력에 주안점을 두었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김연아의 안무 소화력은 더욱 발전돼 있었다. 표정연기와 손동작은 훨씬 다양해져 있었고 같은 느낌이 나는 동작은 전혀 없었다. 김연아는 지난 '에릭 봉파르'에서 32.28의 점수를 받았다. 아직 프로그램에 대한 적응력이 100%가 아니었던 김연아는 PCS에서 발전의 가능성이 남겨 있었다.

그 가능성은 그랑프리 5차대회에서 충실하게 반영됐다. 다양한 표정연기와 손동작은 안무의 흐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 버릴만한 동작이 하나도 없었다.

표현력에서 더욱 완벽해진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는 '죽음의 무도'에 필적할만한 위대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또한, 김연아의 정석적인 트리플 플립은 이번 대회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잘못된 점프는 불과 한 시즌 만에 수정되기 어렵다. 지난 시즌, 김연아는 애매모호한 롱에지(e로 표기: 잘못된 점프)와 어텐션('!'로 표기 : 점프의 애매모호함)판정을 받으면서 플립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다.

김연아의 플립은 그 누구의 점프보다도 정확했고 전 시즌까지 이런 판정이 내려진 사례는 없었다. 이번 시즌에 들어서면서 김연아는 플립을 콤비네이션 점프 대신, 단독 점프로 변경시켰다.



그리고 플립 점프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이번 대회에서 여실히 증명했다. 레벨 2에 가까운 높은 가산점까지 챙긴 김연아의 플립은 세계신기록을 세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김연아가 가장 많은 점수를 얻는 기술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은 더욱 물이 올랐다. 2.2의 높은 가산점을 받으며 남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기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김연아가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76.28의 점수는 남자 싱글 2위에 오른 플로랑 아모디오(19, 프랑스)가 기록한 72.65보다 높은 점수였다. 남자 싱글 1위를 기록한 에반 라이사첵(24, 미국)의 기록인 79.17에 불과 2.89점 못 미치는 점수다.

그러나 남자선수의 점수 기준으로 김연아의 점수를 매기면 80점이 넘는 점수가 나온다. 현존하는 여자 싱글 최고의 스케이터를 넘어 남자 싱글 선수들조차 위협하고 있는 김연아는 참가하는 대회마다 피겨 스케이팅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김연아는 자신의 플립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또한, 한층 발전된 안무 소화력은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를 '죽음의 무도'와 같은 반열의 작품으로 격상시켰다.

끝을 알 수 없는 스케이터인 김연아는 15일 새벽(한국시간) 피겨 역사상 최고의 난이도로 이루어진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진 = 김연아 (C) IB 스포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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