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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황연주, "프로 6년차, 아직도 이루고 싶은 것 많아요"

기사입력 2009.11.03 04:16 / 기사수정 2009.11.03 04:1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개막전인 인천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와 구미 도로공사와의 대결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누린 점은 예상 밖의 결과였다. 절대강자와 약자가 없는 올 시즌의 판도를 여실히 보여준 결과였다.

흥국생명을 '김연경의 팀'으로 보는 시선을 극복하고 싶다

흥국생명에는 공격은 물론, 서브리시브와 2단 연결을 도맡은 김연경이 일본 JT 마베라스로 이적했다. 팀에서 항상 가장 많은 득점은 물론, 리시브 성공률까지 보여줬던 김연경의 부재는 흥국생명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외국인 선수인 카리나(24, 레프트)에 이어 가장 많은 득점인 18점을 기록한 황연주(23, 라이트)는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의 날개 공격을 책임진 공격수였다. 벌써 프로 6년차에 접어든 황연주는 이번 시즌을 맞이하는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김)연경이가 없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예전부터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팀이란 소리를 들어왔는데 이런 말을 종식하자는 의지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김연경의 팀이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열심히 훈련했어요.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실을 얻고 싶어요"

황연주는 공격과 수비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약하는 김연경의 공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송이(25, 레프트)와 카리나와 함께 김연경의 빈자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새 시즌을 맞이하는 황연주의 기분은 지난 시즌보다 가볍다. 무엇보다 큰 부상 없이 훈련에 전념한 점이 가장 컸다. 작은 부상은 안고 있지만 지난 시즌 다쳤던 손가락 부상은 일찌감치 회복됐다. 또한, 무릎 수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전망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다른 팀들의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성장했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구단 5개 팀이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예상되는 올 시즌에 대해 황연주는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시즌은 (김)연경이가 있었어도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팀들의 전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모든 경기가 힘들거라고 예상돼요. 이러한 상황을 이겨 나가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정말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흥국생명의 특징은 화려한 공격배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흥국생명의 어창선 감독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의 공격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대답했다. 카리나와 한송이도 레프트 포지션에서 여러 가지 공격을 수행하지만 황연주는 '일곱 빛깔 무지개'와 같은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구사한다.

"올 시즌 흥국생명의 특징은 예전에 했던 콤비 플레이가 더욱 빨라진 점이에요. 그리고 더욱 다양한 세트플레이도 많아졌죠. 팬 여러분이 보시기에 재미있을 만큼 플레이가 다양해졌어요"

개막전에서 나타난 흥국생명의 공격분포도는 매우 고르게 배분됐다.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카리나가 21득점을 올렸고 그 다음에 이어 황연주가 18득점을 올렸다. 또한, 한송이(13득점)와 김혜진(8득점)이 그 뒤를 받쳐줬다.

한 가지 패턴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 가지 플레이를 시도한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플레이가 완벽하게 조직력으로 완성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콤비플레이들이 점차 갖춰지기 시작하면 위력적인 조직력이 완성될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였다.

황연주는 국내라이트 공격수들 중, 가장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오픈 공격은 물론, 빠른 시간차와 이동공격, 여기에 백어텍까지 시도하는 다양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라이트 공격수는 레프트 주공격수를 받쳐주는 역할을 했었어요. 하지만, 외국과 같은 경우엔 라이트가 주공격수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오픈은 물론, 이단공격과 백어텍까지 구사하는 공격적인 라이트로 성장해왔어요. 리시브가 안 된 볼도 때리는 몫까지 책임지게 됐죠"

이번 시즌이 남다른 이유는 지난 시즌 후반부터 팀을 이끌었던 어창선 감독과 함께 시작하는 점이다. 팀에서 오랜 기간 동안 함께했던 어 감독에 대해 황연주는 "감독님과는 오래 지내서 그런지 불편한 것이 없고 매우 편해요. 선수들이 감독님의 이런 점을 좋아하고 잘 따르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결코, 버릴 수 없는 올림픽에 대한 꿈. 그 길을 향해 정진하고 싶다

지난 10월 달에 벌어진 제15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황연주는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참가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점은 낯설었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는 매우 컸다.

한국은 난적인 태국을 예선 리그에서 이기며 4강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의 벽에 가로막히며 결승 진출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8강 리그에서 패했던 일본에게 완패하며 대회를 마감한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황연주는 털어놓았다.

"일본이 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실력으로 크게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일본 대표팀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된 팀이었고 아시아선수권 우승팀인 태국은 유스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팀입니다. 우리 대표팀도 장기간동안 특정 멤버들이 체계적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조직력을 키우는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특정 멤버들끼리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황연주는 뜻하지 않는 무릎 수술을 받았다. 태릉에 입촌할 때만 해도 재활을 통해 충분히 치료하고 경기에 임할 줄 알았다. 그러나 정밀 검사로 나온 진단 결과는 매우 심각했다. 무릎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결국 수술을 받은 황연주는 올림픽예선전 대신,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정말 간절했어요. 그래서 리그가 끝나고 바로 입촌했는데 진단 결과가 심각하게 나와서 초조했죠. 결국, 태릉을 떠나게 됐지만 마음이 아팠고 무엇보다 태릉에 남은 선수들에게 너무나 죄송했어요. 주장이었던 (김)사니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언니는 오히려 "네 몸이 우선이다. 빨리 건강 회복해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아오는 비난의 소리에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러나 힘든 시기를 보낸 황연주는 한층 더 성숙해진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큰 수술을 마친 황연주는 장기간의 재활을 거치면서 2008-2009 시즌에 재기했다. 그리고 다시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 공격수 뛰게 된 황연주는 10일부터 15일까지 일본에서 벌어지는 '2009 그랜드챔피언스컵'에 참가하게 된다.

"팀 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서로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짧은 점은 아쉽지만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어요. 이번 대회는 세계적인 강호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꼭 이긴다는 말보다는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연습기간이 짧다는 말은 핑계가 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어요"

배구 선수 황연주가 꿈꾸어온 목표는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오래전부터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애석하게도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도전할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황연주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은 꼭 참가해보고 싶다고 자신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제 프로 6년차, 3번의 우승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황연주가 흥국생명의 신인으로 입단한 첫해,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꼴찌의 경험이 있는 황연주는 프로생활 5년 동안 3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승에 대한 갈증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쟁쟁한 팀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흥국생명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김연경이 없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투지는 예전보다 더욱 뜨겁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흥국생명에 이효희(전 KT&G)와 한송이(전 도로공사)가 가세해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점이 무척 든든하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6년차에 접어든 황연주는 "후배들을 이끌려면 우선 제 자신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나 욕심은 없습니다. 팀이 우승하는데 전념하고 싶어요"라고 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남겼다.

그리고 평생의 꿈인 올림픽 진출과 함께 몸만 허락한다면 오랫동안 코트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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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황연주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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