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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타임머신] 김병현과 홈런... 그리고 우승, 2001 애리조나

기사입력 2005.10.14 10:46 / 기사수정 2005.10.14 10:46

고동현 기자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아마도 2001년 메이저리그는 그 어느때보다 기억해 남는 해일 것이다. 바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병현이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에 출전했으며, 많은 화제를 뿌렸기 때문이다. 야구 외적으로 보면 이 해는 iTV에 이어 MBC가 메이저리그 중계를 한 첫 해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2001년 애리조나를 회상해보기로 한다. 

[   ] 안은 현재 소속팀 (10월 14일 현재)


애리조나 투수진

커트 실링 22승 6패 2.98  6완투 1완봉 256⅔이닝 293삼진 [보스턴 레드삭스]
랜디 존슨 21승 6패 2.49  3완투 2완봉 249⅔이닝 372삼진 [뉴욕 양키즈]
미구엘 바티스타 48게임 18선발 11승 8패 [토론토 블루제이스]
브라이언 앤더슨 29게임 22선발 1완투 4승 9패  [캔자스시티 로열즈]
김병현 78게임 5승 6패 19세이브 [콜로라도 로키스]
그렉 스윈델  64게임 2승 6패
브렛 프린츠 46게임 4승 1패

우선 투수진에는 지금도 이름만 들으면 무시무시한 막강 원투펀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버티고 있었다. 둘은 무려 팀의 43승을 합작해 내며 팀의 지구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둘의 승수보다 더욱 무서운것은 이들의 삼진능력. 특히 랜디 존슨의 249⅔이닝동안 372개의 탈삼진은 그야말로 괴력이라고밖에 말할 길이 없다. 여기에 브라이언 앤더슨과 미구엘 바티스타, 앨비 로페즈등이 선발에서 버팀목이 돼주었다. 하지만 막강한 원투펀치에 비해 3-4-5선발은 다른팀들에 비해 약했다.

중간계투로는 그렉 스윈델과 브렛 프린츠,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스윙맨 역할을 해줬던 미구엘 바티스타가 버티고 있었으며 김병현도 중간계투로 종종 등판했다. 마무리 투수는 다른팀과 달리 '붙박이 마무리'는 없었지만 굳이 말하자면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이었다. 김병현은 78경기 중 23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등판 해 19세이브를 올리며 2000년도보다 한층 안정적인 마무리 실력을 보여주었다. 김병현은 그 동안의 경험을 발판삼아 2002년도에는 36세이브를 올리며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애리조나 타선


루이스 곤잘레스 .325 57홈런 142타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레지 샌더스 .263 33홈런 90타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매트 윌리엄스 .275 16홈런 65타점 [은퇴]
마크 그레이스 .298 15홈런 78타점 [은퇴]
스티브 핀리 .275 14홈런 73타점 [LA 에인절스]
제이 벨 .248 13홈런 46타점 [은퇴]
토니 워맥 .266 3홈런 30타점 28도루 [뉴욕 양키즈]
데미안 밀러 .271 13홈런 47타점 [밀워키 브루워스]
에루비엘 두라조 .269 12홈런 38타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데이비드 델루치 .276 10홈런 40타점 [텍사스 레인저스]
크렉 카운셀 .275 4홈런 38타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대니 바티스타 [캔자스시티 로열즈]
주니어 스파이비 [워싱턴 내셔널스]
로드 바라하스 [텍사스 레인저스]

2001년도 애리조나 타선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루이스 곤잘레스였다. 루이스 곤잘레스는 .325의 고타율에 57홈런과 142타점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여기에 레지 샌더스가 33홈런 90타점으로 곤잘레스를 뒷받침했으며 마크 그레이스, 매트 윌리엄스, 제이 벨, 스티브 핀리등의 노장 트리오가 골고루 활약을 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톱타자 토니 워맥은 유격수와 1번 타자라는 중책을 함께 맡으며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으며, 크렉 카운셀, 에루비엘 두라조, 데이비드 델루치도 모두 제 역할을 해냈다.


이렇게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2001시즌 애리조나의 하이라이트는 월드시리즈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병현이 있었다.

김병현은 디비전 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쉽에서 맹활약을 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일조했다. 그리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1,2차전은 애리조나가 9-1,4-0으로 완승을 거두며 출장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어 3차전은 양키즈가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은 애리조나의 2승 1패 우세.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4차전. 김병현은 팀이 3-1로 앞선 8회말 커트 실링에 이어 등판한다. 8회는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운명의 9회말. 김병현은 2사 1루 상황에서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한다. 그리고 이어진 연장 10회말에서 2사 후 지터에게 우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 애리조나 감독이었던 밥 브렌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5차전에서도 김병현을 등판시킨다. 이번에는 팀이 2-0으로 앞서있던 9회말 등판이었다. 하지만 김병현은 브렌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포사다의 2루타 후 2사 2루 상황에서 스캇 브로셔스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으며 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그 후 김병현에게 또 다시 월드시리즈에서의 등판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팀은 6차전 승리에 이어 7차전도 곤잘레스의 연장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며 창단 4년만의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단 기간에 이뤄낸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팀에게는 엄청난 환희가 있었지만 김병현에게는 환희속에 좌절도 있었던 한 해였다. 그리고 스포츠에 '만약'이란 말은 없지만 애리조나가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김병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지금은 그 당시 우승주역들이 모두 팀을 떠나 루이스 곤잘레스와 크렉 카운셀정도밖에 남아있지않은 상황이다.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은 '영원한 맞수' 보스턴과 양키즈로 흝어졌으며, 마크 그레이스는 그라운드를 떠나 해설을 하고 있다. 불과 4년이 지났지만 지금 돌아보면 많은 추억이 남아있는 2001시즌 애리조나였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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