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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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라이온즈를 넘어라!

기사입력 2005.10.06 08:08 / 기사수정 2005.10.06 08:08

손병하 기자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의 첫 번째 포스트시즌 도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승엽이 뛰고 있는 지바 롯데 마린스는 오는 8일 마린스 스타디움에서 리그 3위를 차지한 세이부 라이온즈와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제 1스테이지를 치루게 된다.

절반, 그 이상의 성공

지난 시즌 .240의 타율에 14홈런 50타점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던 이승엽은 올해, 일본 진출시 목표로 했던 30홈런을 달성했고, 80타점과(82타점)에 100(106안타)안타를 넘기면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에브리데이 플레이어(주전)'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굳히지 못해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었고, 지명타자와 외야수를 번갈아 맡아 가며 하위 타순에서 대부분의 시즌을 보냈지만, 일본 진출 두 해 만에 일궈낸 성적은 분명 값진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제 일본 야구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일본 투수 특유의 변화구 공략에 성공하고 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레 선구안이 좋아졌고, 노려치는 한 방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이승엽은 시즌 중반의 슬럼프를 털어내고 후반으로 갈수록 팀에 도움이 되는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뽐내며 롯데의 리그 2위 수성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마지막 4연전 첫 머리에서는 역전의 발판이 되는 귀중한 홈런을 쏘아 올리며 1위 팀과의 승차를 5경기 이내로 줄이는 등, 롯데가 챔피언 결정전 진출시 받을 페널티도 면하게 되는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이제 명실상부한 롯데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승엽, 세이부전에 강했다.

지난 1974년 이후 무려 31년 만에 일본 시리즈 우승을 넘보고 있는 마린스는 팀 내 최다 타점과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의 장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단기전이라 상대 투수진이 총동원되는 만큼, 연타에 의한 득점보다는 큰거 한방으로 상대의 기를 꺾는 것이 승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승엽은 올 시즌 세이부 라이온즈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세이부와의 경기에서는 가장 많은 6개의 대포를 쏘아 올려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이다. 그리고 1차전 선발로 이미 발표된 '괴물투수' 마쓰자카와의 대결도 자신 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마쓰자카를 상대로 홈런과 2루타 등을 기록하며 한국에 동메달을 선사한 기억이 선명하고, 올 시즌 대결에서도 10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400의 고타율을 보이고 있다. 홈런이 없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승엽에게 마쓰자카는 '괴물투수'는 아닌 것이다.

이승엽은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티바>와의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에서는 출루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타점과 홈런 등 기록적인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팀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표명된다.

지난 2003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인 이상훈에게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소속팀이었던 삼성을 21년 만에 울게 했던 이승엽.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며 힘차게 포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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