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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예선 리뷰] 희비가 엇갈린 브라질, 아르헨티나

기사입력 2009.10.15 12:25 / 기사수정 2009.10.15 12:2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2007년 10월, 우루과이와 볼리비아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년간의 대장정의 서막을 알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은 이변과 반전의 연속으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축구팬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들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6 독일 월드컵 남미 예선에 이어, 예선 선두 자리를 수성하며 1위에 오른 브라질은 예선 초반 고전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남미 최강의 입지를 다시금 굳혔다. 2위를 차지한 칠레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 직행에 성공했고 파라과이는 이번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98년 이후, 4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예선 초반 선두를 달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아르헨티나는 잇따른 악재 때문에 최종전에서 4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최종전에서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힌 우루과이는 5위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지난 대회 불참의 아픔을 씻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번 남미 예선에 나선 주요 팀들에 대해 알아보자.

▶ 세계 최강을 노리는 브라질

'축구는 영국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브라질에 의해 완성되었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1958년 펠레가 등장했던 스웨덴 대회를 시작으로 5차례의 월드컵 우승을 이룩한 브라질은 넓은 선수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축구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축구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인식되었고 월드컵 단골손님이자 영원한 '축구 왕국'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9월 아르헨티나 전에 승리하며 본선 직행을 확정 지은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진출로 19번의 월드컵에 개근하였다. 2014년 월드컵이 브라질에서 열린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들은 20회의 월드컵에 모두 출전하는 세계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남미 예선에서 그들은 18경기 동안 33득점 11실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득실차는 공격력이 주무기인 브라질이 막강한 수비력을 지녔기 때문에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2006년 대표팀의 사령탑을 잡은 둥가는 파헤이라 감독이 지향한 기존 전술인 4-2-2-2를 과감하게 수정하여 강력한 미드필더를 둔 4-3-1-2전형을 쓰고 있다. 안드레 산투스-루이장-루시우-마이콘으로 이어지는 기본적인 포백을 유지한 상태에서, 펠리페 멜루, 질베르투 실바로 대표되는수비적인 미드필더 2명을 배치하면서 중원에서의 압박에 능하게 했다.

멜루와 실바 위에는 공의 배급을 담당하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유효한 키커로 쓰이며 중원에 힘을 실어줄 중앙 미드필더인 엘라누를 배치하며, 3명의 미드필더 위에 꼭짓점이자 공격의 지휘자인 카카를 배치한다. 엘라누는 적절한 공수 가담을 통해 수비 가담 빈도가 적은 카카의 빈자리를 메워준다.

둥가 체제 이후, 에이스로 부상한 호비뉴는 빠른 발과 감각을 이용해 좌우 측면으로 자신의 공격범위를 넓히면서 중앙 침투를 자주 시도한다. 좌측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가는 호비뉴의 돌파 능력은 브라질의 2007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큰 이바지를 했다. 최전방 포워드 루이스 파비아누는 때에 따라서 공격 2선 아래까지 움직여준다.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지만 페널티 박스 내에서 보여준 그의 위협적인 모습은 호나우두 이후, 포워드 부재로 고심한 브라질의 해결책으로 가장 유효할 것이다.

이번 예선을 바탕으로 브라질은 화려함 속에 감춰진 마술 같은 삼바 축구와는 거리가 생겼지만, 실리를 중시하는 팀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둥가는 볼리비아 전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며 2009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더욱 빛나며 토너먼트에서 요구되는 요소를 모두 제시했다. '빛 좋은 개살구'란 오명을 쓰며 실패한 2006년 독일 월드컵보다 선수층의 두께는 얇아졌지만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변한 점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튼튼한 팀을 만들었지만 선수 진에서 문제를 드러낸다면 아르헨티나는 화려한 선수 진을 구성했지만 형편없는 경기력 때문에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지난 2008년 성적 부진 때문에 경질된 바실레 감독은 2007 코파 아메리카에서 선전했으며 리켈메를 중심으로 공격의 전개 방향을 확고하게 다진 점에서 아쉬움을 낳았다. 위기에 놓인 아르헨티나의 구원자로 낙점된 '자국 최고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를 감독으로 선임. 그가 선수시절 보여준 팀을 위한 리더십과 피치 밖에서 보여준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팀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아르헨티나가 본선 탈락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까지 간 점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했지만 특정한 포지션에 한정된 문제점이 대두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선수 차출 문제가 결부되었기 때문에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보완해야 될 곳이 많다. 특히 최근 마라도나가 시도한 새로운 선수들의 발탁은 고무적이지만 문제점에 대한 대안인 몇몇 선수들을 발탁하지 않은 점은 대회 직전까지 수정되어야 한다.

▶ 돌풍의 주역, 다크호스 칠레

이번 예선에서 칠레가 보여준 저력은 놀라웠다. 2002, 2006년 두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은 그들은 자국 유망주들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해외파 선수들이 적절히 융합되어 남미 예선 2위의 성과를 올렸다. 아르헨티나에 2대 0으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칠레는 파라과이, 브라질에 3대 0 완패를 당하며 예선 탈락이 유력해 보였다. 이러한 불안감은 그들을 하나로 단결시켰으며 막판 연승 행진으로 10승 3무 5패를 기록. 이번 예선 다크호스로 부상하였다. 칠레는 주축 선수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서 월드컵 본선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 '고지대는 그만', 에콰도르, 볼리비아

남미 예선 최고의 변수는 고지대에서의 경기다.

이번 예선에서 6위, 9위를 차지한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는 약 해발 3,000m의 고지대에서 펼치는 홈경기 때문에 강호들의 발목 잡기에 성공했다. 4승을 거둔 볼리비아는 홈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를 잡으며 홈 이점을 제대로 살렸으며 에콰도르도 홈에서 내로라하는 남미의 강호들의 발목을 잡으며 승수를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원정 경기에서의 성적이 홈과 반비례하기 때문에 각각 23점, 15점이란 초라한 성적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관련 기사] ▶ 우리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볼 수 없는 스타들

[사진=아르헨티나에 승리를 거둔 브라질 ⓒ 피파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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