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 양 팀간의 시즌 마지막 18차전 대결에서 클리어 - 권용관 - 정의윤의 홈런 세 방을 앞세운 삼성이 선발 배영수가 5.2이닝 7안타 3볼넷 5실점(6삼진)으로 무너진 삼성에 9:2로 낙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상대전적에선 10승 8패로 삼성의 우세.
비록 이날 2위였던 SK도 기아에게 패하는 바람에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넘버는 '3'으로 줄어들었지만, 삼성입장에선 에이스 배영수마져 난타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투-타에서 큰 문제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많은 찬스를 잡고도 1점 밖에 못 올린 LG
11승 10패 2세이브에 방어율 2.69의 호성적을 올리고도 유독 LG를 만나선 1승 2패 방어율 4.42로 부진했던 배영수. 팀 1위 수성과 더불어 LG 징크스에 대한 부담을 느껴서 였을까? 초반부터 제구에 애를 먹었다.
반면 LG는 1회초 이대형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2사 2루상황에서 터진 클리어의 좌전안타로 1점을 먼저 선취한 이후 2회 1사 3루 - 4회 권용관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1루등 많은 찬스를 잡고도 추가득점에 실패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나갔다.
반면 삼성은 비록 배영수가 1회에만 27개의 공을 던지면서 불안불안했지만, 4회까지 1실점으로 LG타선을 막아내자 4회말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1사후 박한이의 2루타와 진갑용의 좌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 상황에서 8번 박정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홈런 세 방으로 와르르 무너진 삼성
1:1로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결국 6회 홈런포로 LG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6회초 선두 4번 클리어의 우중월 홈런으로 2:1로 달아난 LG는 이후 최동수의 2루타와 김정민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탠 뒤 흔들리던 배영수를 상대로 권용관이 좌월 투런포를 날리며 배영수를 넉다운시켰다. 사실상 이 한방으로 5:1까지 벌어지며 승부가 갈렸다.
8회초 안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8번 김정민의 중전안타로 1점을 추가한 LG는 이성열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1번 정의윤이 삼성 김덕윤을 상대로 초구에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작렬, 9:2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편 9회말 1사후 대타로 나와 좌중간 안타를 친 삼성 양준혁은 13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달성에 성공했으나 팀 패배로 빛을 바랬다.
LG 선발 왈론드는 경기초반 제구에 난조를 보이면서 위태위태했지만, 이후 삼성타선을 봉쇄. 7이닝 5안타 2실점(5삼진)으로 시즌 4승(9패)째를 거두었다.
반면 삼성 선발로 나선 배영수는 5.2이닝동안 6삼진을 추가 현대전에서 5삼진을 추가한 두산 리오스와 함께 146탈삼진으로 탈삼진 부분 1위는 유지했지만, 홈런 2개 포함 7안타 2실점으로 시즌 11패(11승 2세이브)째를 당했다. 11패는 현대 오재영(1승 11패)와 함께 최다패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최다패 1위는 12패(15승)를 기록중인 두산 리오스.
삼성, 한국시리즈 우승전선 이상없나?!
시즌 전만해도 '독주'가 걱정될 정도로 막강전력을 구축했던 삼성. 시즌 초반만해도 에이스 배영수와 더불어 2선발 바르가스 - 3선발 해크먼이 막강했고 마무리 권오준과 막강한 타격을 앞세워 1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하지만 여름에 접어들면서 에이스 배영수의 부진과 두 용병 선발투수의 부진으로 시작된 마운드의 붕괴는 결국 팀 칼라였던 '화끈한 타격'의 침체와 맞물려 삼성의 위기를 초래했다.
결국 오늘 경기에서도 삼성의 에이스인 배영수는 전반기와는 확실히 다른 부진한 투구로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승리를 책임져야할 에이스의 역할을 할수 있을지 의문스런 투구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볼이 많았고, 특히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가운데 몰린 볼은 상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반면 오늘 승리를 거둔 LG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에선 멀어졌지만,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을 상대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며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