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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신수지, "아시아선수권에서 자존심 회복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09.09.28 09:43 / 기사수정 2009.09.28 09:4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제천시 대원대학교, 조영준 기자] '제34회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 대학부 번외 경기로 벌어진 후프를 연기한 신수지(18, 세종대)는 허공에 띄워진 후프를 몸에 통과시키지 못했다. 신수지의 몸을 맞고 굴러간 후프는 매트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신수지는 올 하반기, 후프 연기에서 종종 이런 실수를 범하고 있다. 주 종목인 리본과 함께 가장 자신 있어 했던 후프가 오히려 실책이 많은 종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올 시즌을 치르면서 누적된 부상은 '허리 통증' 때문에 신수지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달 초, 일본 미에에서 벌어진 '2009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신수지는 허리 통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선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아픈 것을 계속 참아가며 대회를 준비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결국, 진통제를 맞은 신수지는 19일과 20일에 걸쳐 벌어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2009 - 세계체조갈라쇼'와 27일과 28일 동안 진행된 '제34회 KBS배 전국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체조 갈라쇼는 부담도 없고 매우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임해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진통제를 맞았지만 아픈 것을 느끼지 못했었죠. 가끔은 부상의 통증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이룰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습니다"

후프 종목에서 실수를 저지른 신수지는 그 다음 종목인 줄에서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부진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실력이 검증된 신수지의 연기는 매우 뛰어났다.

몇몇 종목에서 미세한 실수가 나왔지만 신수지는 고른 활약을 펼치며 대학부 5관왕에 등극했다. 개인종합과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수지는 종목별 결승에서도 줄, 볼, 리본 등에서 1위를 차지해 5개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번 달만 갈라쇼를 포함해 대회가 세 번이나 있었어요.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보니 힘든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주에 벌어진 체조 갈라쇼는 너무 즐거웠어요. 특히,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친구인 카나예바와 콘다코바와는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19일과 20일에 걸쳐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2009 - 세계체조 갈라쇼'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리듬체조 선수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19, 러시아)가 출연했다. 또한, 2009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부분에서 카나예바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다리아 콘다코바(18, 러시아)도 함께 무대를 빛냈다.



이들과 각별한 친분을 가지고 있는 신수지는 서울 나들이의 도우미가 되었다. 리허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한 신수지와 두 러시아 선수는 잠실 롯데월드와 동대문 등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제가 러시아에서 훈련할 때, 카나예바가 저를 많이 챙겨줬어요. 제가 연기할 음악 CD를 급하게 찾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카나예바가 음악 원본을 찾아서 CD에 구워준 일도 있었어요. 이러한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한국에 오면 재미있는 구경을 시켜주려고 했었죠. 러시아 친구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스티커 사진이었어요. 러시아에서는 이 문화를 볼 수 없어서 그런지 매우 신기해했어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스티커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어요 (웃음)"

신수지가 갈라쇼에서 연기를 펼치는 동안, 매트 위로 선물과 화환이 날라왔다.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빙판 위로 쏟아지는 선물과 꽃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체조 매트 위로 선물이 떨어지는 광경은 흔치 못한 일이다.

"처음에는 매우 기뻤지만 어색한 느낌도 있었어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국내에서 리듬체조를 하면 선수 부모님들과 체조계 관계자들만이 모여서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정도의 관심을 받게 돼 매우 기쁩니다. 리듬체조가 조금씩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점은 좋지만 저희의 분전이 더욱 필요한 것 같아요. 리듬체조가 붐이 일어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KBS 전국 리듬체조대회에서 선전을 펼친 신수지는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다. 10월 중순에 펼쳐지는 제4회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신수지는 다음달 13일 출국할 예정이다.

"아시아대회에서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카자흐스탄이에요. 그리고 우즈베키스탄도 만만치 않죠. 리듬체조는 전통적으로 구소련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는데 카자흐스탄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 선수들과 경쟁해 꼭 메달 권에 진입하고 싶어요. 이번 시즌 내내 저를 괴롭힌 허리 부상의 부담은 있지만 꼭 좋은 성적을 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세계선수권에 비해 아시아 선수권은 신수지에게 부담이 많이 가는 대회이다. 올 시즌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과 아시아 대회에서만은 꼭 메달권에 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KBS배 전국대회로 자신감을 회복한 신수지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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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수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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