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훈-이재성, 수원의 새로운 푸른 병기

[엑스포츠뉴스=수원월드컵경기장, 전성호 기자]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이 9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2009 K-리그 25라운드에서 3-1로 완승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최근 세 경기 연속 3득점을 기록하며 2승 1무를 기록 중인 수원. 무엇보다도 불안했던 시즌 초반이 전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복귀한 김두현의 가세로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날 김두현보다 더욱 차범근 수원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두 젊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K-리그 4년차 미드필더 이길훈과 신인 수비수 이재성. 이길훈과 이재성은 이날 경기 투입 전까지만 해도 올 시즌 각각 4경기, 6경기 출장에 불과했던 '후보급' 선수들이었지만, 이날 대승에 큰 역할을 해내며 당당히 수원의 새로운 푸른 창과 방패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날 경기에서 왼쪽의 김두현과 짝을 이뤄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이길훈은 저돌적인 돌파로 경남의 수비를 괴롭히는 동시에 풍부한 활동량으로 상대의 측면을 봉쇄했다. 동시에 전방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은 계속해서 수비를 끌고 다녀 김두현에게 경남 수비가 집중되는 것을 막아줬다.

후반에 이길훈은 김두현과 자리를 바꿔 왼쪽으로 이동하며 경남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고, 결국 후반 2분에는 티아고의 팀 세 번째 득점을 돕는 크로스를 올려주며 두 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이길훈은 후반 26분 배기종과 교체되었지만, 손색없는 활약을 보이며 수원 중원에 강력한 힘으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했다. 이길훈이 자리를 잡아간다면 수원도 측면 자원의 다양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성은 이날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하여 풀타임 활약한 가운데 전반 39분에 김두현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헤딩으로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기도 해 이재성으로선 기쁨이 두 배였다.

이재성은 득점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몫을 해냈다. 곽희주와 함께 짝을 이뤄 최근 5경기 15득점의 가공할 공격력을 자랑했던 경남의 인디오-김동찬-이훈 스리톱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특히 장신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여 측면에서 올라오는 경남의 크로스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재성의 존재 덕분에 기존의 리 웨이펑이 오른쪽 수비수로 나서 측면을 노리는 경남의 공격을 좀 더 철저하게 막아주면서 수원의 수비는 한층 견고해 질 수 있었다.

한동안 출장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지만 이길훈과 이재성은 수원이 기대하는 젊은 선수들이다. 지난해 말 광주 상무에서 전역하여 수원에 돌아온 이길훈은 U-20 대표팀을 거친 유망주 출신. 2006년 수원에 입단한 뒤 곧바로 주전급으로 도약하며 21경기에 나섰다. 이듬해 광주 상무에 입대해 33경기에 출전하며 활약하였고, 2008년에는 13경기에 출전하여 1골을 넣었다. 

이재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선택한 신인.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장신(187cm)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은 물론 빠른 몸놀림까지 갖추고 있어 앞날을 기대를 품게 하는 재목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차범근 수원 감독은 대승을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이재성과 이길훈을 거론했다. 차 감독은 "최근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재성에겐 제공권과 중앙으로 침투하는 선수들을 막아줄 것을 당부했고, 이로 인해 중앙 수비가 좋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길훈은 스타팅으로 처음 나와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수들 덕분에 팀이 많이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들의 고무적인 활약에 큰 기쁨을 표현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FA컵 우승을 통해 부진했던 시즌 초반과 달리 대 반전을 꿈꾸는 수원. 수원의 '대역전극'이 성공한다면 그 중심엔 이재성과 이길훈의 성장과 활약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전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