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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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가 남긴 빛과 그늘

기사입력 2009.09.10 13:23 / 기사수정 2009.09.10 13:23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화려한 선수 진을 구성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최근 경기력은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깝다.

바실레 감독의 어설픈 전술안 때문에 위기에 봉착한 아르헨티나는 구원투수로 자국 최고의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를 감독으로 선임. 리더십과 선수들과의 올바른 의사소통, 공격 축구의 대가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브라질에 이어 파라과이에까지 패하며 월드컵 본선 직행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라도나 체제의 아르헨티나는 어떠한 장단점을 보유하게 되었을까?

우선,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한 점은 고무적이다. 자국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선사하는 선수들을 차출했으며 기존 멤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선수들을 고르게 이용함으로써 세대 교체를 시도하고자 했다. 이 때문에 리켈메, 캄비아소, 크레스포 등이 대표팀과 멀어졌으며 앙헬레리, 가고, 다톨로 같은 신예 선수들이 주목받았다.

특히 리켈메 중심의 아르헨티나라는 옷을 벗고 유럽을 제패한 메시 중심의 대표팀을 구성하고자 한 점과 메시-아게로-테베즈로 이어지는 단신 3톱의 활용, 홀딩인 마스체라노에게 과감히 주장을 맡김으로써 대표팀 내 서열 관계를 정리한 점은 마라도나의 유일한 업적이다.

하지만, 그가 시도한 개혁들은 실패했다.

새로운 선수들의 능력은 기존 선수보다 월등하지 못했으며, 공격의 구심점과 중원의 압박감을 잃었다. 리켈메의 부재는 베론으로 보완하고자 한 점은 베론이 리켈메에 비해서는 이타적인 선수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이다. 하지만, 캄비아소-마스체라노-루쵸 곤잘레스로 이어지는 리켈메의 보좌관이 존재함을 고려할 때 2006년 페케르만 체제에서의 훌륭한 경기력을 다시금 선보일 기회는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남미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봉착했으며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자력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그들은 힘든 우루과이 원정길에 올라야 하며 베론은 파라과의전에서 퇴장당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설상가상 골대의 불운은 여전하며 경기력은 상대에게 밀린다.

마라도나는 파라과이전을 마친 후 현지언론을 통해 아르헨티나는 형편없는 모습을 보인 실패한 팀이란 점과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춰서 기회를 살릴 것이라고 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대표팀에서 멀어진 캄비아소와 리켈메는 전술적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줄 수 있지만 마라도나 체제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며 이제 와서 선수진을 재구성하는 것은 도박이다. 그가 선택한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바탕으로 한 전술은 불균형하며 클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탐욕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신앙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아르헨티나가 2002년의 브라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봉착했음을 알았을까?

아르헨티나의 남미예선 순위는 5위이다. 에콰도르에 4위 자리를 내줬으며 콜롬비아, 우루과이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들의 잔여일정을 고려할 때,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2경기 동안 마라도나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아니면 아르헨티나 축구 협회는 그의 경질을 통해 급한 불을 끄게 될까?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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