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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여자배구 한일전, 정신력이 좌우한다

기사입력 2009.09.10 10:24 / 기사수정 2009.09.10 10:2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일전은 언제나 정신력이 승부의 향방을 좌우해왔다.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일본이 우위에 있지만 결코 두 팀 간의 전력 차가 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경기가 안 풀릴 때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의지이다. 주포인 김연경(21, JT 마베라스)을 받쳐줄 김민지(24, GS 칼텍스)와 황연주(23, 흥국생명)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리고 빠른 움직임과 서브리시브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0년대, 한국여자대표팀이 일본에 연승하던 시절의 핵심멤버인 장윤희(전 GS 칼텍스) 현 방송해설위원의 말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일본을 이겨본 경험이 없다. 지난해 벌어진 2008 AVC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3-0으로 완파했지만 당시 출전했던 일본팀은 주전선수들이 모두 빠진 2.5군의 멤버들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5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D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9일 벌어진 8강 첫 번째 경기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3-0(25-14, 25-16, 25-21)로 완파했다. 이 경기에서 여자배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D조 예선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김민지의 인상적인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을 상대하기엔 여전히 2%가 부족해 보였다.

작년에 벌어진 베이징올림픽 이후,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올 라운드 플레이어'였던 다카하시 미유키(31, 전 NEC)는 코트를 떠났다. 또한, 중앙에서 오랫동안 센터로 활약한 스기야마 사치코(30, 전 NEC)도 대표 팀 유니폼을 벗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일본팀에서 이탈한 주전 멤버는 이들 두 명뿐이다. '전천후 플레이어'였던 다카하시 미유키의 빈 공백은 채운 선수는 기무라 사오리(23, 토레이 애로우즈)였다. 다카하시가 레프트 자리에 있을 때는 라이크와 레프트를 번갈아가며 활약했지만 지금은 레프트 보공의 위치에서 팀의 살림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레프트 주공격수인 구리하라 메구미(25, 파이오니아)도 여전히 버티고 있지만 일본팀의 주득점원은 사카시타 마이코(24, JT 마베라스)이다. 주전라이트로 뛰고 있는 사카시타는 180cm로 라이트 공격수로는 큰 신장은 아니지만 빠른 공격에 능하고 오픈과 이동공격, 그리고 백어택 등 다양한 공격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다.

올해 한국과 맞붙었던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가장 많은 포인트를 올렸던 선수는 바로 사카시타였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구사하는 사카시타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일본팀의 '핵심 전력'인 세터 다케시타 요시에(31, JT 마베라스)는 뛰어난 경기운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빠른 점프토스와 몸을 던지는 수비로 일본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다케시타의 존재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또한, 다케시타와 함께 일본 배구의 '키'를 쥐고 있는 사노 유코(30, 히사미츠 제약)도 리베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일본팀의 전력은 짜임새가 있고 모든 포지션의 기량이 고르게 분배돼 있다. 그러나 한국은 포지션의 조화가 일본처럼 다채롭지 못하다. 또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일본에 비해 조직력을 가다듬는 시간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현재의 전력에서 일본을 쉽게 이기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주포'인 김연경을 받쳐줄 김민지와 황연주의 공격이 살아나고 중앙에 배치돼 있는 김세영(28, KT&G)과 양효진(20, 현대건설)이 높이 싸움에서 일본에 우위를 보인다면 대등한 승부를 가져갈 수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의 서브에 무너지지 않는 일이다.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리시브의 붕괴로 점수 차이가 벌어졌던 점은 그동안 한일전에서 나타난 특징이었다.

장윤희 해설위원은 일본전의 전망에 대해 "배구에서는 상대성이 경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태국이 일본을 제압하면서도 근래 한국에는 아슬아슬하게 패해왔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우리 팀은 계속 일본에게 지고 있는데 정신적으로 눌리지 않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결과를 떠나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올 초보다 전략이 상승해 있다. 또한, 그랑프리 대회보다는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을 상대로 경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주히 코트를 움직이며 볼을 쫓아가는 점이다.

또한, 중요한 고비에서 범실을 줄이는 점도 필요하다. 일본전을 대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리시브의 정확도다. 또한, 어려운 상황일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경기 자체에 최대한 집중하는 '정신력'도 필요하다.

2009 그랑프리 2연패를 설욕할 기회인 아시아배구 한일전은 한국시각으로 10일 오후 16시에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 = 김연경, 김해란, 김민지 (C) FIVB(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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