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30 23:02 / 기사수정 2009.08.30 23:02
양 팀의 공식적인 200번째 밀란 더비란 점과 199전 69승 61무 69패의 동률의 상대 전적을 고려했을 때, 인테르 팬에게 황홀한 밤이었다면, AC 밀란 팬에게는 끔찍한 밤이었을 것이다. 나아가, 최근 양 팀의 경기가 한 골 차 승부가 났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다.
그렇다면, 이 날 경기에서 밀란의 패배 원인은 무엇일까?
▲사진=잠브로타, 얀쿨로브스키 프로필 사진 ⓒ AC밀란 공식홈페이지 캡쳐
1. 좌우 풀백의 기량 미달
지난 2006-200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AC 밀란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포백이었다.
'얀쿨로브스키-말디니-네스타-오또'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은 토너먼트 내내 견고했으며, 특히 '좌측 풀백' 얀쿨로브스키는 적절한 공수가담을 통해, 팀의 왼쪽 측면을 책임졌다. 하지만, 얀쿨로브스키의 현재 기량은 AC 밀란의 클래스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날 경기에서, 인테르의 감독 무리뉴는 얀쿨로브스키의 기량 미달을 적절히 활용. 마이콘을 축으로 밀리토, 사네티와 함께 시종일관 얀쿨로브스키 공략에 성공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공격 가담을 수행하지 못했으며, 수비 가담 시 허둥지둥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밀란의 최고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밀란의 오른쪽 풀백 잠브로타도 노쇠화 때문에, 자신의 기량을 100% 선사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최고의 풀백이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수비력에서 단점을 드러냈다.
문제는 밀란의 풀백 자원은 부상 중인 보네라와 백전노장 파발리, 루카 안토니니 뿐이다. 즉, 제대로 된 풀백 자원이 없다. 이는 안정적인 중앙 수비 자원을 갖췄음에도, 수비적인 문제에서 허점을 드러내는 이유이다.
2. 선수들의 사기 저하
노장의 특징은 투혼과 승리를 향한 열정이다. 하지만, 이 날 밀란 선수들은 첫 골 실점 후, 너무 쉽게 무너졌다. 지난 2008/2009 밀란 더비 2차전에서 끈기있는 모습으로, 끝까지 선전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주장 가투소는 교체를 요청한 상황에서, 스네이더에게 불필요한 파울을 선사.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급격히 밸런스가 무너지며 팀의 대패의 주범이 되었다. '소년 가장' 파투를 제외한 모든 선수는 3-0으로 끝난 전반 이후, 전혀 움직이지 않았으며 마치 인테르를 위해 연습 경기를 해주는 뉘앙스까지 보여줬다.
밀란이 '챔피언스리그 강자'란 타이틀을 얻게 한 투지와 선수들의 정신력이 철저히 배제된 경기였다.
3. 타 팀 감독들에게 읽힌 일관된 전술
밀란은 4-3-1-2전술을 사용한다. 즉, 3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1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며, 2명의 포워드를 배치 시킨다. 문제는 밀란의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자리를 못 잡는 것과 공격형 미드필더인 호나우지뉴의 움직임 저하이다.
이 날, 밀란 공격의 시발점인 피를로는 인테르 중원에 막혀서 철저히 봉쇄되었으며 차선책인 카카에 의한 역습의 부재는 공격 루트를 차단했다. 파투가 자신의 개인 능력을 통해, 인테르의 수비진을 공략했지만 번번이 막혔다.
밀란이 추구하는 전술은 現 첼시 감독인 안첼로티가 구사한 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탁월한 전술이란 평가 속에서 선수들의 노쇠화는 이 전술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한다. 또한, 내로라하는 타 팀 감독들에게 이미 읽혔다. 그들은 밀란에 대한 대비책이 있으며,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게다가, 신임 감독인 레오나르두는 감독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탁월한 전술적 역량을 펼칠 수 없다.
만일, 이적 시장 막판 선수 보강이 없다면 밀란의 올 시즌은 예측 불가능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그들의 유일한 해결책은 선수 보강 혹은 전술적 수정뿐이다.
'전통의 강호' 밀란이 부진을 이겨내서 다시금 비상하길 바란다.
[사진=밀란 더비에서 대패한 밀란 ⓒ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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