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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복병] 빅4에 꾸준히 도전했던 토트넘, 올 시즌에는?

기사입력 2009.08.26 22:15 / 기사수정 2009.08.26 22:15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빅4 붕괴'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토트넘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토트넘은 개막전이었던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머쥐더니 이어진 헐 시티와 웨스트햄 원정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3연승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빅4를 위협할 팀으로 주목받지만 맥없이 무너졌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개막 이후 3연승을 기록한 것은 마지막으로 리그 정상에 올랐던 1961년 이후 무려 49년 만의 일이다. 우승을 차지했던 시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토트넘으로서는 기분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빅4 구도를 깰 수 있다는 희망도 헛된 꿈은 아니다.

암울했던 1990~2000년대 초반

그동안 토트넘은 구단의 탄탄한 재정, 선수단의 구성, 두터운 팬층 등 명문 구단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의 하나였다. 1960/61시즌 리그 우승과 1963/63시즌 컵 위너스컵 우승 등 전성기를 맞이했고 1980/81시즌과 1981/82시즌에는 FA컵 2연패를 이뤘고 1983/84시즌 UEFA컵(現 유로파 리그)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 두 번이나 강등을 당하며 암울한 시기가 찾아왔다. 다비드 지놀라의 환상적인 활약으로 1998/99시즌 위딩톤컵(現 칼링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강팀으로서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였다.

2001년 ENIC(The English National Investment Company)가 구단을 인수한 뒤에도 침체기는 끝나지 않았다. 글렌 호들- 데이비드 플랫- 쟈크 상티니 감독으로 이어진 2000년대 초반,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치게, 솔 캠벨, 구스타보 포엣, 테디 쉐링험, 레스 페르디난드 등 수많은 스타가 존재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중위권에 머무를 뿐이었다.

빅4에 꾸준히 도전했던 토트넘

2004년 구단 보드진과의 불화로 사퇴한 자크 상티니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마틴 욜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토트넘을 한층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빅4를 점령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강팀으로 변모시켰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한 토트넘은 마틴 욜의 지도력과 잘 어우러지면서 2005/06시즌에는 37라운드까지 4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노렸다. 비록 선수단이 식중독에 단체로 걸리는 사건으로 38라운드에서 패하면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2005/06시즌은 토트넘의 위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2006/07시즌에도 5위를 기록하며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며 강팀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5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상을 원한 다니엘 레비 구단주는 결국, 마틴 욜을 경질했고 스페인에서 성공적인 생활을 보낸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라모스의 토트넘은 최악이었고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결국, 라모스는 1년 만에 물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라이벌 아스날과 첼시를 연달아 격파하며 칼링컵 우승을 차지해 9년 만에 화이트 하트레인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레드납의 토트넘은 빅4를 깰까?

지난 시즌 토트넘은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토트넘의 전력으로 8위라는 성적은 못마땅하지만 한 때 꼴찌까지 떨어졌던 팀을 라모스의 구원투수로 나선 해리 레드납 감독이 재정비하며 이룬 성과라 간과할 수 없다. 칼링컵 준우승을 이뤄냈고 빅4와의 맞대결에서는 2승4무2패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 시즌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막바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겨울에 영입한 윌슨 팔라시오스는 중원에 안정을 가져왔고 득점 선두를 달리는 저메인 데포와 '주장' 로비 킨의 공격조합 역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이다. 우드게이트가 전반기에는 부상으로 아웃되었지만 레들리 킹과 세바스티안 바송, 그리고 촐루카와 아수 에코토로 이뤄진 수비도 현재까지는 탄탄하며 백업진도 풍부하다.

현지에서는 레드납 감독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레드납은 토트넘을 맡은 이후, 45경기에서 23승을 거두며 51%의 승률을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의 업적은 눈이 부시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지난 몇 년간 이루지 못했던 빅4의 붕괴를 직접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빅4를 점령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빅4를 넘봤던 토트넘이 올 시즌 그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섣부른 판단이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이 우연이 아니라면 충분히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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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4에 도전하는 해리 레드납 감독' (c)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캡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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