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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제자리걸음' 커클랜드 이제는 잉글랜드 대표를 향해

기사입력 2009.08.24 22:07 / 기사수정 2009.08.24 22:07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유년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있다. 라울, 오웬, 긱스, 메시 등 수많은 슈퍼스타는 10대 후반부터 재능을 만개하여 지금까지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재능만큼은 세계적인 선수 못지않지만 부상, 자기관리 소홀, 기량 하락 등 저마다 이유로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유능한 인재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면 당사자인 선수는 말할 것도 없이 실망스러울 것이지만 유망주의 재능에 기대를 걸었던 소속팀과 국가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 유망주가 팀의 약점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면 클수록 말이다.

바로 위건의 수문장 크리스 커클랜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조투소' 조원희의 동료이기도 한 커클랜드는 잉글랜드 차기 넘버원 골키퍼로 주목받던 유망주였지만 아직까지 못다 피운 꽃 한 송이에 불과하다.

1999년 9월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경기에서 데뷔한 커클랜드는 이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 리버풀로 팀을 옮긴 커클랜드의 이적료가 당시 잉글랜드 골키퍼 최고 금액인 600만 파운드였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세계적인 골키퍼로 명성을 날렸던 듀덱과 베스터벨트에 밀려 넘버3에 불과했지만 20세의 커클랜드는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고 이를 증명하듯 잉글랜드 U-21 대표로 활약하며 차세대 데이비드 시먼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이 그의 걸림돌이었다.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으나 부상으로 경기감각을 회복하기가 어려웠고 그에 따라 잔 실수도 늘어가며 주전경쟁에서 완벽히 밀리게 되었다. 리버풀에서 5년간 활약하며 단 4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고 커클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실망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게다가 2005년 호세 레이나와 스콧 카슨이 영입되며 설 자리를 잃었고 웨스트 브롬위치 임대생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웨스트 브롬위치에서도 잦은 부상으로 인해 1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커클랜드는 2006년, 팀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자 위건으로 이적을 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2006년 8월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커클랜드는 이후 큰 부상 없이 위건의 골문을 단단히 지키며 위건의 중위권 도약의 큰 밑거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단 45실점만 기록하며 20개 팀 중 7번째로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잦은 부상은 여전하며 그로 인해 기량 향상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잉글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골키퍼의 재능을 갖췄지만 10년 가까이 지난 현재도 큰 발전이 없어 아직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골키퍼로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데이비드 시먼 이후, 뛰어난 골키퍼의 부재로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잉글랜드는 커클랜드의 제자리걸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시먼의 은퇴 이후 로빈슨과 제임스, 카슨 등이 잉글랜드 골문을 지켰지만 불안감을 노출하며 잉글랜드의 최대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커클랜드의 나이는 28세에 불과하다. 골키퍼로서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성장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직까지도 잉글랜드 대표 수문장은 무주공산이다. 커클랜드가 부활하며 잉글랜드의 골문을 지킨다면 잉글랜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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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건의 수문장 커클랜드' (c) 위건 공식홈페이지 캡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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