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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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10승을 달성한 두 선발투수

기사입력 2005.08.23 01:44 / 기사수정 2005.08.23 01:44

서민석 기자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함이 빛나는 선수들

선발투수가 10승을 거두었다면, 분명 제 몫을 다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10승은 준수한 선발투수와 그렇지 못한 선발투수의 기준이 될지언정 10승이 '특급 선발투수'의 기준은 아니다.

올 시즌 비록 특급 선발 투수는 아니지만, 팀 성적에 상관없이 묵묵히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의미있는 10승을 올린 두 투수가 있어 팬들의 '조용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SK 와이번스의김원형과 LG 트윈스의 최원호. 두 노장 선발 투수들이다.

특히나 이 투수들은 나이도 나이지만, 빠른볼을 앞세운 힘의 피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구와 경기운영 능력을 앞세워 10승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후배 투수들의 귀감이 됨은 물론이요. 팬들에게도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한 성적을 거두고있다.

그럼 올 시즌 '제 2 전성기' 를 구가하고 있는 김원형-최원호 투수에 대해 알아보자.


비룡군단의 우승신화는 내가 쓴다! - SK 와이번스 김원형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고있는 SK 와이번스 김원형>

12승 7패 3.74의 방어율. 142이닝을 던져 팀내에서 영건 선발투수 신승현(120.2이닝)의 투구이닝보다도 훨씬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원형.

그가 올 시즌 거둔 12승은 정말 의미심장하다. 우선 그의 프로통산 최다승인 12승(1998년)을 갱신할 가능성이 높아져 본인의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계기를 가졌다는 것이 그 첫번째 의미다. 두번째 의미는 시즌 초반 엄정욱-이승호의 전력 이탈. 용병투수 산체스의 부진으로 선발마운드가 위태로울 때 선발투수로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은 꾸준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2시즌을 앞두고 4년에 14억(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3억포함)을 맺곤 3년간 15승의 부진한 성적을 올렸으나 올 시즌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는 것에서 세번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1972년으로 올해 나이 36살. 1991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 입단당시 '어린 왕자' 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던 그는 신인시절 해태 선동렬과의 맞대결에서 1:0 완봉을 기록, 팬들을 깜짝 놀라게했고, 1993년엔 OB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1999년 시즌 도중 장종훈(한화)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그난 지난 2001시즌 말미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하는 등 '어린왕자'라는 닉네임과는 판이하게 선수생활을 이어나갔다.

12승으로 SK 마운드의 에이스로 부상한 김원형. 이제 그에겐 인천야구 100주년인 올 시즌 소속팀인 SK의 우승을 이끄는 마지막 임무가 남은 듯 하다.

올 시즌 그가 개인의 호성적과 더불어 팀의 우승까지 일궈낼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비록 팀은 추락했지만, 난 최선을 다 했다. - LG 트윈스 최원호




팀 창단 후 최하위로 추락할지도 모르는 LG 트윈스. 올 시즌 이렇게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의 붕괴' 다. 

야구에서 타자와 투수의 비중은 비슷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마운드의 높이가 두터운 것이 화끈한 타자들 다수 보유한 것보다 훨씬 위력을 지닌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병규-박용택으로 대표되는 LG의 타격은 예년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이승호-장문석-진필중으로 대표되는 LG 마운드가 힘을 보태주지 못했던 것이 뼈아팠던 것이다.

그러나 마운드의 이런 최악의 부진속에서도 단연 돋보인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LG 최원호다.

8월 22일 현재 132.1이닝을 소화 이승호(98.1이닝)-장문석(78.2)이닝보다도 훨씬 많은 이닝을 던지며, 무너져가던 LG 마운드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올시즌 그가 거둔 10승 5패 4.08의 방어율은 결코 화려한 성적은 아니다. 게다가 롯데에게만 4승을 거두며, 그의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만신창이가 된 LG 마운드에를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매 경기 5~6닝정도를 소화하며 지켰다는 것만으로고 그의 10승은 충분히 의미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8년 10승 5패 1세이브 3.04의 방어율로 팀의 한국시리스 우승을 이끈 후 1999년 당시 투수전향후 별 재미를 못봤었던 심재학(당시 LG)과 맞트레이드 후 LG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2000~2004년까지의 LG시절동안 통산 20승 28패에 그쳤고, 2000년 시즌 후엔 어깨 근육 파열로 인한 수술과 재활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게다가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선 9:9동점이던 9회말 구원등판하자마자 첫 타자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 팀의 역전우승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이렇게 프로생활을 끝내고는 싶지 않았을까? 올 시즌 들어 그는 비록 직구는 140km초반도 겨우찍지만, 90km~110km을 오가는 커브와 간간히 던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타자들을 맞춰잡는 피칭으로 '제2의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비록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분명 좌절되었으나 올 시즌 그의 활약은 분명 야구팬들의 뇌리에 확실히 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뚝이처럼 부활하는 선수가 있어 즐거운 야구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돈많고 잘사는 사람이야 인생이 자기 생각대로 되고 쉽게쉽게 풀려 야구가 인생이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렵겠지만, 어려군 역경속에서도 꿋꿋히 제 할 일을하고, 언젠가는 '해뜰날'을 맞이하는 일반 서민들입장에선 충분히 부상과 성적부진으로 잊혀졌던 선수들의 재기를 보면서 '야구는 곧 인생이다'는 말을 뼛속까지 느낄 수 있다.

올 시즌 화려하진 않지만 오뚝이처럼 부활한 김원형과 최원호. 그런 오뚝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야구를 보는 재미는 더욱 더 배가될 것이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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