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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복귀전 치른 이동국에 대한 2가지 단상

기사입력 2009.08.13 09:07 / 기사수정 2009.08.13 09:07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풋볼코리아닷컴=허회원/최영민]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에서 대표팀은 박주영의 후반 막판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고 갖는 첫 평가전이라는 면에서 그 의미가 컸으며, '라이온킹'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전이라는 측면이 이목을 끌었던 경기이다.  

대체로 팬들 또한 이동국의 복귀전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동국의 복귀를 축하하는 응원용 깃발을 여기저기서 찾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동국이 등장할 때 마다 경기장에 있던 팬들의 환호성이 일제히 터져 나오는 등 이동국의 복귀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무척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전반전 45분만 뛴 후 경기장을 나왔다. 팬들과 코칭 스태프의 기대와는 달리 약간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의 의견은 대체로 이날 이동국의 경기 활약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상대적 부진에 대한 쓴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를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를 통해 ‘이동국 복귀전’에 대한 두 가지 단상을 조명해보도록 하자.

◆ [이동국 복귀전에 대한 긍정적 시각] 또 다른 시작을 하는 이동국, 아직 기회는 많다

= 이동국은 이날 이근호와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출장의 기회를 얻었다. 만 2년여만에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진 복귀전이 너무 부담스러운 탓이었을까? 아니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너무 긴장했을까? 이동국은 지금까지의 K-리그에서의 활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국은 이근호와 최전방에서 유연한 호흡을 보여줘야 했지만 아직 몸이 덜 풀린 듯 경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표팀도 상대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긴 했으나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대표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센 공격으로 파라과이 수비진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동국 또한 최전방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좌우 측면 쪽과 중앙까지 나와 공을 받으며 상대 수비수들의 주의를 흩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상대의 빈 공간을 확보하며 적절히 침투해 들어가는 등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동국이 대표팀에 합류한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이동국의 골 결정력도 중요하지만 공격 시에도 아래로 내려와 공간을 만드는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이동국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전반 45분만에 교체됐지만 짧은 시간동안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허정무 감독에게 적절히 어필했다.

경기 이전부터 이동국에 쏟아진 관심을 생각해보면 이날 경기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복귀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비교적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경기였다. 아직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이 대체로 미흡하더라도 복귀전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꾸준히 그 활약을 이어간다면 시간이 충분히 그 공백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이동국은 이번 파라과이와의 경기를 계기로 그동안 꿈꿔왔던 복귀전을 풀어냈고 앞으로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더욱더 기대케 하고 있다.

◆ [이동국 복귀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 베테랑 이동국, 대표팀 데뷔 시절을 기억하라

= 허정무 감독이 경기 전부터 계속 믿음을 주며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선발출장의 기회를 주었던 이동국. 하지만 그는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동국은 전반전 45분을 뛰고 난 후, 후반전을 시작하기 전 박주영과 교체되며 아쉬운 45분을 보냈다.

2년여만에 갖는 국가대표팀 복귀전의 강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은 이미 A매치 72경기에 출장했을만큼 베테랑이다. 파라과이전을 대비해 허정무 감독이 선발했던 대표팀 명단에서는 이운재, 이영표 다음으로 많은 국제경기 출장 기록을 가진 선수다. 그런 그가 오랫동안 비웠던 국가대표 자리에 돌아와 갖는 첫 경기에서 기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많은 축구팬들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이동국을 종종 추억하곤 한다. 예선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날렸던 호쾌한 중거리 슈팅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은 그 때 당시 이동국의 활약에 많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젊은 선수의 패기를 실은 슈팅에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의 희망을 보았던 것이다.

올해로 국가대표 데뷔 11년째를 맞게 되는 이동국.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중고참 이상급의 중견 선수다. 그간 박주영, 이근호 등의 차세대 공격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자리를 잡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동국이 파라과이전처럼 계속 어정쩡한 행보를 걷는다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이동국의 선발을 다시 한번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 '황새' 황선홍이 그랬듯 이제 이동국도 공격수로서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할 때가 왔다. 하지만 먼저 대표팀 데뷔 시절의 패기와 열정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이고 만다.

2년만에 갖는 복귀전인 이번 파라과이전은 분명 이동국의 앞으로의 국가대표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도약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한시라도 빨리 이동국이 대표팀의 중심 공격수로 자리잡아 명성뿐만 아니라 실력으로써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모두 인정받는 선수로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 기대해본다.

허회원(hhoewon@footballcorea.com), 최영민(ymchoi) / 편집 = 장은진(doct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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